남미 초청부터 자체 평가전 움직임까지…韓日, 2026년 월드컵 출발부터 협업?

입력 2023-0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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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과 일본은 여러모로 복잡한 관계다. 정치는 물론 승패가 명확한 스포츠에서 특히 그렇다. 하지만 항상 날을 세우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필요에 따라, 또 상황에 맞춰 협력한다. 대한축구협회(KFA)와 일본축구협회(JFA)의 A매치 상대 물색이 그런 경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월 20일부터 28일을 A매치 주간으로 지정했다. 2022카타르월드컵 이후 첫 A매치 시리즈이자, 북중미 3개국(캐나다·미국·멕시코)이 공동 개최할 2026년 월드컵을 향한 첫 걸음이기도 하다. 카타르월드컵을 마친 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과 이별한 한국축구로선 신임 사령탑의 데뷔무대로도 많은 관심을 모은다.

국내 친선경기를 추진 중인 가운데 상대국의 윤곽도 드러났다.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 남미국가들을 초청하려고 한다. 자국에서 성대한 축하파티를 계획 중인 ‘월드컵 챔피언’ 아르헨티나, 지난해 6월 국내에서 대결했던 브라질·칠레·파라과이와는 접촉하지 않았다.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베네수엘라도 3월 A매치 상대 후보군에 속하나 KFA는 세계적 강호로 분류되는 우루과이, 콜롬비아에 좀더 무게를 싣고 있다.

모두 익숙한 상대들이다. 특히 우루과이는 지난해 11월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격돌해 0-0으로 비기는 등 그동안 만남이 잦았다. 상대전적에선 1승2무6패로 크게 밀리지만, ‘벤투호’ 출범 초기인 2018년 10월 평가전에선 2-1로 이긴 바 있다. 2019년 3월 방한했던 콜롬비아와는 역대 7차례 만나 4승2무1패를 기록했다.

물론 한국만 우루과이, 콜롬비아와 접촉한 것은 아니다. 일본도 이들 두 팀과 대결이 유력하다. 카타르월드컵을 지휘했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과 동행을 일찌감치 결정한 JFA도 유럽이나 아프리카가 아닌 남미국가들과 접촉했다. 현지 매체들도 자국 대표팀의 동아시아 원정을 유력하게 내다보고 있다.

현실적 이유가 크다. 다른 대륙의 국가들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 유럽은 2024유럽선수권 예선이 시작되고, 네이션스리그를 펼칠 북중미와 네이션스컵 예선을 앞둔 아프리카도 어렵다.

우루과이와 콜롬비아 모두 ‘패키지’ 형태로 한국과 일본에서 2연전을 치를 전망이다.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형태다. 우선 KFA와 JFA는 개런티와 항공·숙박 등의 비용을 분담할 수 있고, 초청국은 장거리 이동의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다. 낯설지는 않다. 당장 지난해 6월에도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전은 이런 형태로 펼쳐졌다.

흥미로운 대목은 또 있다. 일본 주요 매체들이 “한국은 월드컵 16강 진출국으로 (평가전을) 고려할 가치가 있다”는 소리마치 야스하루 JFA 기술위원장의 발언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한·일전이 깜짝 뉴스로 등장했다. 3월 A매치 주간에 최대 2경기를 치를 수 있는 만큼 양국 대표팀이 우루과이~콜롬비아와 만나면 자연스레 ‘없는 일’이 되겠지만, 앞으로도 스파링 상대가 마땅치 않을 때 서로의 입장만 정리되면 언제든 성사될 수 있는 최고의 흥행카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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