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등 고참들과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의 물리적 충돌…‘클린스만호’에선 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24-02-14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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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요르단과 2023카타르아시안컵 준결승(0-2 패)을 앞두고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등과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됐다는 영국 대중지들의 보도에 한국축구가 발칵 뒤집어졌다.

더 선, 데일리 메일 등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14일(한국시간) 한국대표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토트넘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을 하루 앞둔(6일) 저녁식사 도중 동료들과 언쟁을 벌이다가 손가락이 탈구(dislocated)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들 신문에 따르면, 이강인을 비롯한 몇몇 어린 선수들이 식사를 마치고 탁구를 치기 위해 일찍 자리를 뜨려고 한 것에 손흥민이 불만을 드러내면서 사고가 터졌다. 일부 선수들이 손흥민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였고, 순식간에 여러 선수들이 개입된 다툼으로 번져 손가락을 다쳤다.

대한축구협회는 충돌 사실을 인정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대표팀이 머물던 숙소에는 선수단 전용식당 옆에 여가를 위한 탁구대가 있었는데, 이강인 등이 탁구를 과하게 즐기는 것에 대해 손흥민 등 베테랑들이 자제하라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였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고성, 욕설, 멱살잡이 등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손흥민에게 멱살을 잡힌 이강인이 주먹질로 대응했는데, 동료들이 말리는 과정에서 오른손 검지와 중지가 탈구된 손흥민이 흰색 테이핑을 하게 됐다.

협회 관계자들은 “장기 합숙을 하면서 선수들이 다소 예민해졌다. 대표팀 식사는 미팅의 의미도 있다. 손흥민 등이 이를 지적했다. 그러나 작은 다툼은 우리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상황을 모두 지켜본 코칭스태프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진 않았고, 요르단전을 마친 뒤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꿈을 이루려면 팀이 단합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띄워 대표팀에서 내부갈등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당연히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또 다른 축구 관계자는 “자유분방한 성향의 이강인 등이 중심이 된 일부 젊은 선수들과 고참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꾸준히 갈등이 있었고, 급기야 충돌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파장은 컸다. 베테랑들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이강인의 요르단전 선발 제외를 요청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핵심 자원을 뺄 수 없었고, 이강인은 주전으로 나섰다.

이 사건 외에도 이번 아시안컵 기간에는 해외파와 국내파 선수들의 갈등도 드러났다. 대표팀 훈련장에서 한 유럽파 공격수가 자신에게 거친 태클을 가한 K리그 수비수에게 공을 강하게 차며 불만을 여과 없이 표출한 장면이 포착됐다.

이 같은 대표팀의 내부갈등은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단 관리능력과도 직결된다. 협회는 무색무취의 전술·전략과 별개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잘해주고 소통에 능하다는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을 신뢰했으나, 실상은 달랐던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한 가운데 협회는 15일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아시안컵을 평가할 계획이다. 입국 이틀 만인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돌아간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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