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섬의 날’ 행사 점수 몰아주기 의혹 평가표. 사진=박기현 기자

여수시 ‘섬의 날’ 행사 점수 몰아주기 의혹 평가표. 사진=박기현 기자




특정 위원 ‘점수 몰아주기’ 의혹에 법률 자문 거쳐 재심사
한 심사위원이 1순위 업체에만 2배 높은 점수… 명단 유출 이어 연이은 입찰 잡음
19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걸린 국가 행사 대행권이 단 한 명의 ‘기형적인 채점표’로 인해 결국 전면 백지화됐다.

편파 심사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던 여수시가 쏟아지는 비판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섬의 날’ 행사 대행업체 선정 결과를 전격 취소했다.

여수시가 지난 입찰 결과를 뒤집고 재심사를 결정한 배경에는 도를 넘은 ‘점수 몰아주기’ 정황이 자리하고 있다.

7개 업체가 참여한 심사표를 열어보니, 특정 심사위원 한 명이 1위 업체에는 60점 만점에 57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를 안겨준 반면 경쟁사들에게는 절반 수준인 30점 안팎의 낙제점을 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른 위원들의 점수 편차가 12점 남짓이었음을 감안하면, 한 명의 위원이 작심하고 판을 엎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입찰을 둘러싼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수시는 올해 초 이미 평가위원 명단 유출 사태로 공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한 차례 입찰을 무효로 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연 입찰에서마저 노골적인 편파 채점 시비가 불거지면서, 여수시의 입찰 관리 시스템 자체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결국 여수시는 법률 검토 끝에 판을 다시 짜기로 결단했다. 오해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24명의 예비 명부부터 새로 작성하고, 참가 업체들이 직접 8명의 새 심사위원을 뽑아 투명하게 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여수시는 다가오는 5월 초순까지는 모든 잡음을 털어내고 새 우선협상대상자를 투명하게 선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다가오는 8월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여수시가 이번 재평가를 통해 바닥에 떨어진 입찰 행정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여수|박기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