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해지 사태에 시민사회 강한 유감 표명
“3.3m 단차 논란, 지구단위계획 취지 훼손”
북항·부산역·신공항 연결 국가거점 기능 강조
부산시·동구청 인허가 과정 공개 요구
(사진출처=블로그 캡처)

(사진출처=블로그 캡처)


부산지역 핵심 시민사회단체들이 북항 복합환승센터 건립 사업이 결국 계약해지 통보라는 초유의 파국을 맞이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사업의 전면 원점 재검토와 정상화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부산해강협)와 ㈔시민공감은 22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태는 단순한 민간 사업자와 부산항만공사(BPA) 간의 계약 분쟁이 아니다”라며 “부산역과 북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연결하고 미래 가덕도신공항 시대의 관문 역할을 수행해야 할 핵심 기반시설이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상실한 채 표류해 온 결과이자 북항재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시민 신뢰를 무너뜨린 중대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도시계획 및 해양물류 전문가들은 “북항 복합환승센터는 대한민국 남부권의 육·해·공 교통망을 하나로 묶는 메가 허브의 연결고리이자, 향후 북극항로 개통 시대를 견인할 국가 전략 거점”이라며 “이처럼 막중한 공공성과 조망권 가치를 지닌 관문 부지를 철저한 감독 없이 민간의 수익성 추구와 불투명한 설계 변경에 방치한 행정적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며,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공공성을 회복하는 설계 리빌딩에 착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북항 복합환승센터가 단순한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전락하면서 환승 기능이 대폭 축소되고 공공성이 후퇴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시민사회는 사업 과정에서 제기된 ‘3.3m 단차’ 문제를 대표적인 독단 행위로 꼽았다.

당초 북항재개발 지구단위계획은 부산역과 북항을 단절 없이 평탄하게 연결해 시민 누구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개방적 공공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았으나 사업자인 협성건설 측은 공공보행축에 3.3m의 거대한 턱이 생기는 기형적 설계를 추진했다. 아울러 관계기관의 시정 요구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해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단체들은 “시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단차 문제뿐만 아니라, 최초에 약속했던 화려한 조감도와 개발 비전이 사업 진행 과정에서 누더기식으로 변경되면서 관문 공간의 상징성이 완전히 훼손됐기 때문”이라며 “이번 계약해지 사태는 사업자의 도덕적 해이와 공공성 경시가 누적된 결과이며 부산시민의 소중한 자산인 북항을 특정 건설사의 수익 논리에 맡길 수 없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라고 성토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사 중단에 따른 북항재개발 지연 우려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잘못된 설계와 온갖 특혜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채 속도전만 앞세워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향후 더 큰 사회적 갈등과 행정 소송, 막대한 추가 비용을 발생시켜 미래의 더 큰 지연을 예약하는 악수가 될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 멈춰 서서 잘못된 첫 단추를 바로잡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으로 사업을 체질 개선하는 것이 북항재개발을 가장 빠르게 성공시키는 지름길”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부산해강협과 시민공감은 정부 및 지자체, 사업자를 향해 5대 요구사항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요구안은 ▲협성건설의 즉각적인 공사 중단 및 시민 앞 책임 있는 해명 ▲부산시와 동구청의 지구단위계획 적합성 검토·설계변경 승인·인허가 과정 전반의 투명한 공개 및 시민 검증 ▲관계기관의 복합환승센터 공공성 훼손 여부 전면 재점검 ▲협성건설의 사업 퇴출 및 사업 정상화 방안 원점 재검토 ▲대한민국 해양관문이자 국가관문형 환승거점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춘 전면 재정립 등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북항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를 보여주는 얼굴이자 주권자인 부산시민의 자산”이라며 “북항 복합환승센터가 특정 기업의 배를 불리는 빌딩이 아니라, 미래 가덕도신공항과 연계되는 진정한 의미의 국가 관문 시설로 우뚝 설 때까지 시민들과 힘을 합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며 행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경한 감시 의지를 천명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