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쿠 화면캡처
국내 콘텐츠가 명품은 명품인가보다. 명품이라는 온갖 ‘짝퉁’(모조품을 일컫는 말)을 만들어 파는 중국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대놓고 표절하는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유쿠(YOUKU) 20일 예능프로그램 ‘오징어의 승리’(鱿鱼的胜利)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오징어의 승리’는 체력과 지능을 모두 필요로 하는 유년 시절 게임에 도전하는 참가자들 모습을 담는 버라이어티 쇼다.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장르 특성만 다를 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사실상 형식이 유사하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타이틀 이디이지 디자인은 사실상 ‘오징어 게임’을 차용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 △, □ 등 도형과 프로그램 내 게임 형식은 ‘오징어 게임’ 그 자체로 인식될 정도다. 이에 현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징어 게임’ 표절을 멈추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더욱 문제는 넷플릭스와 유쿠는 프로그램 포맷과 관련해 ‘오징어 게임’ IP(지식재산권) 협약도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부분이다.
논란이 커지자, 유쿠 측은 “이미 폐기된 타이틀 초고본이 실수로 사용됐다”며 변명을 늘어놓은 뒤 ‘오징어의 승리’라는 제목을 ‘게임의 승리’로 수정했다. 타이틀 이미지 디자인도 바꿨다. 그런데도 비난은 계속된다. 하지만 유쿠 측은 프로그램 제작 및 편성 취소 등에 대해서는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징어 게임’을 이용한 중국의 얄팍한 장사속은 또 다른 곳에서 판이 벌어진다. 라이센스를 받지 않은 ‘오징어 게임’ 관련 제품이 중국에서 제작돼 전 세계로 유통되고 있다. 모두 모조품인 동시에 불법 제품이다. 그런데도 중국과 현지 기업은 ‘오징어 게임’ 인기 편성에 올라타기 위해 안간힘이다. 국내 콘텐츠 위상이 높아진 만큼, 이를 고대로 모방해 편승하려는 ‘대륙의 얄팍한 수작’이 볼썽사나움을 더한다.
덕분에 중국을 향한 국내 여론은 악화된 분위기다. 중국 자본이 투입돼 제작된 중국색 짙은 국내 콘텐츠를 향한 불매 운동이 강하게 일어난다. 역사 왜곡 등 문화 강탈 행위를 보여준 중국과 현지 기업에 대한 강한 불신이다. 대체 중국은 언제쯤이면 ‘베끼기 행위’를 멈추고 정당한 라인센스 비용을 지불할까. 땅 넓이와 인구수와 달리 정당한 대가 지불에 인색한 중국과 현지 기업 행보에 불편한 시선이 이어진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