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엔 값진X” 이효리, 26년차 ‘슈스’의 새 도전…첫 단독 MC ‘레드카펫’ [종합]
가수 이효리가 데뷔 26년차에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KBS 음악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첫 단독 MC로 거듭나는 것. 그는 “후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고 음악적 갈증을 드러내며 열정을 불태웠다.
5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KBS2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제작발표회. 이날 행사에는 이효리를 비롯해 최승희 PD과 김태준 PD 그리고 밴드 마스터 정동환이 참석했다.
이효리는 “KBS에서 이렇게 MC를 맡는 것도 오랜만이라 싱숭생숭하다. 최근에 OTT를 많이 했는데 오랜만에 정통 방송국에 와서 감회가 남다르다. 음악 방송이다 보니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많이 된다”며 “MC를 단독으로 해본 적도 별로 없다. 신동엽, 정재형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혼자 하려니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승희 PD가 “이효리 씨 같은 레전드가 MC를 맡아주셔서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하자 이효리는 최 PD와 동갑이며 그가 ‘뮤직뱅크’ 조연출을 할 때부터 봐왔다고 인연을 밝혔다. 그러면서 ‘KBS 고인물 아니냐’ ‘여고괴담 아니냐’ ‘아직도 여기 계시냐’ 등의 돌직구로 웃음을 자아냈다. 공동 연출자 김태준 PD는 “PD로서 연예인 중에 연예인인 이효리와 프로그램을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열심히 잘 해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밴드 마스터 정동환은 “네 번째 시즌을 맡게 됐는데 이번에 가장 떨리는 것 같다. 지난 시즌에선 MC들과 나이대가 비슷했는데 선배님이 오셔서 어떻게 모셔야 할지 걱정이 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이효리의 ‘오른팔’과 ‘오른 다리’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효리는 “KBS 음악 프로그램을 어릴 때부터 봐왔다. 나도 워낙 좋아했기에 내 마음 속에는 나만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보면서 신나기도 했고 위로받기도 했다. 그런 프로그램에 진행을 맡게 돼 큰 영광”이라며 “시즌제로 바뀌면서 젊은 친구들이 재밌게 꾸려가고 있었는데 내가 투입됐다. 젊은이의 느낌과 선배님들의 느낌을 잘 섞어서 진행하면 좋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할 때 핑클로 데뷔했다. 예전에는 립싱크를 많이 하지 않았다. 당시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떨림이었고 도전이었다. 넷이서 덜덜 떨었던 생각이 난다”면서 “스튜디오가 그때와 똑같아서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 시즌즈’는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최초로 '연간 프로젝트'라는 색다른 방식을 도입해, 네 명의 MC가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건 시즌을 맡아 총 4시즌을 이어서 진행하는 뮤직 토크쇼다.
이번 시즌 진행자 이효리의 캐스팅은 제작진이 아닌 이효리가 먼저 제안했다고. 김 PD는 “이효리가 우리 방송을 보고 ‘음악하는 선후배들과 음악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출연을 제안해주셨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로또 맞은 기분이었다. 감사했다”며 “이효리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트렌드 세터이자 최근까지도 음악적 시도를 겁내지 않는 멋진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서 우리 MC로 모시기에 감사하고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으로 감사히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내가 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드렸다. 다들 MC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며 “나는 딱히 하는 일도 없고 단독으로 맡아서 끌고 가는 프로그램도 없어서 하나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제안 드렸다. 흔쾌히 받아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농담했다.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앞선 ‘박재범의 드라이브’, ‘최정훈의 밤의 공원’, ‘악뮤의 오날오밤’을 잇는 ‘더 시즌즈’의 네 번째 시즌. ‘더 시즌즈’를 통해 이효리는 10년 만에 MC로 복귀하는 동시에 처음으로 단독 MC에 도전하게 됐다. 지난 2일 진행된 첫 녹화에는 블랙핑크 제니를 비롯해 악뮤 이찬혁, 방송인 신동엽, 댄스 크루 베베, 배우 이정은이 게스트로 함께했다.
김태준 PD는 “이효리는 MC로서도 음악하는 아티스트로서도 넓은 스펙트럼과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시즌에서는 MC들의 성장을 봐왔다면 이효리는 경험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효리는 “나도 성장할 수 있다. 나도 성장해야 한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성장하고 싶다. 젊은 친구들에게서 음악적인 경험을 배우고 싶다. 제주도에서 10년 정도 살다 보니까 인맥이 많이 끊겨서 음악하는 친구들과의 인맥을 키우고 싶다. 후배들의 조언을 받고 싶은 사심도 들어있다”고 털어놨다.
프로그램 제목인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이효리의 아이디어였다고. 이효리는 “핑클 때부터 내 담당 색깔이 레드였다. 레드카펫은 주인공들이 상을 받거나 잘 차려입은 날에 걷는 길이지 않나. 우리 프로그램이 그런 의미가 되는 프로그램이었으면 했다. 오는 가수분들에게도 잘 차려놓은 레드카펫 같은 분위기였으면 좋겠고 보는 분들에게도 특별한 날의 느낌으로 볼 수 있게 선물 같은 느낌으로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다양한 분들을 모셔보고 싶다. 각자의 이야기와 노래가 있지 않나. CP님이 나와서 노래를 해봐주셔도 좋을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40대 중반이 되니 그런 것을 들을 준비가 됐다”며 “게스트 분들에게 편안하게 용기를 드리면서도 독사 같이 쏙쏙 뽑아내면서 요리조리 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효리의 레드카펫’ 제작진은 이문세, 조용필, 서태지, 김동룔, 샘 스미스 등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효리도 이에 공감하며 “여자 솔로 선후배 가수들도 만나고 싶다. 오늘 한 분이 나온다는데 어젯밤 잠을 설칠 정도로 기대하고 왔다. 만남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관계라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효리가 언급한 게스트는 블랙핑크 제니. 이효리는 “예전에 제니 사진 보면서 힐링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첫 회 게스트로 나온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PD는 “이효리가 MC를 한다니까 우리가 섭외하기 편하다. MC가 누군지 듣고 바로 수락하더라. 이래서 다들 ‘이효리 이효리 하는 구나’ 싶다”면서 “혹시 몰라서 다음 시즌 MC를 정해두지 않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 PD는 “이효리의 영향력을 이용해 젊은 아티스트들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콘텐츠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효리는 “가장 가고 싶은 곳이 후배 가수들의 작업실이다. 보통은 내놓고 싶은 곡만 내놓고 작업한 곡들을 컴퓨터에 일기장처럼 쌓아두지 않나. 보석 같은 곡을 끄집어내고 싶은 열망이 있어서 작업실에 급습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마치며 마지막 질문으로 관전 포인트가 언급됐다. 최 PD는 “이효리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프로그램이다. 이효리만으로도 본방 사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효리는 “나도 모르게 자꾸 화제가 되더라. 태어나기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았나 싶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면서 “올해 갑진년인데 갑진년은 바로 나다. 값진X. 올해는 이효리”라고 언어유희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은 5일 밤 11시 20분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BS
가수 이효리가 데뷔 26년차에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KBS 음악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첫 단독 MC로 거듭나는 것. 그는 “후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고 음악적 갈증을 드러내며 열정을 불태웠다.
5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KBS2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제작발표회. 이날 행사에는 이효리를 비롯해 최승희 PD과 김태준 PD 그리고 밴드 마스터 정동환이 참석했다.
이효리는 “KBS에서 이렇게 MC를 맡는 것도 오랜만이라 싱숭생숭하다. 최근에 OTT를 많이 했는데 오랜만에 정통 방송국에 와서 감회가 남다르다. 음악 방송이다 보니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많이 된다”며 “MC를 단독으로 해본 적도 별로 없다. 신동엽, 정재형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혼자 하려니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승희 PD가 “이효리 씨 같은 레전드가 MC를 맡아주셔서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하자 이효리는 최 PD와 동갑이며 그가 ‘뮤직뱅크’ 조연출을 할 때부터 봐왔다고 인연을 밝혔다. 그러면서 ‘KBS 고인물 아니냐’ ‘여고괴담 아니냐’ ‘아직도 여기 계시냐’ 등의 돌직구로 웃음을 자아냈다. 공동 연출자 김태준 PD는 “PD로서 연예인 중에 연예인인 이효리와 프로그램을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열심히 잘 해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밴드 마스터 정동환은 “네 번째 시즌을 맡게 됐는데 이번에 가장 떨리는 것 같다. 지난 시즌에선 MC들과 나이대가 비슷했는데 선배님이 오셔서 어떻게 모셔야 할지 걱정이 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이효리의 ‘오른팔’과 ‘오른 다리’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효리는 “KBS 음악 프로그램을 어릴 때부터 봐왔다. 나도 워낙 좋아했기에 내 마음 속에는 나만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보면서 신나기도 했고 위로받기도 했다. 그런 프로그램에 진행을 맡게 돼 큰 영광”이라며 “시즌제로 바뀌면서 젊은 친구들이 재밌게 꾸려가고 있었는데 내가 투입됐다. 젊은이의 느낌과 선배님들의 느낌을 잘 섞어서 진행하면 좋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할 때 핑클로 데뷔했다. 예전에는 립싱크를 많이 하지 않았다. 당시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떨림이었고 도전이었다. 넷이서 덜덜 떨었던 생각이 난다”면서 “스튜디오가 그때와 똑같아서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 시즌즈’는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최초로 '연간 프로젝트'라는 색다른 방식을 도입해, 네 명의 MC가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건 시즌을 맡아 총 4시즌을 이어서 진행하는 뮤직 토크쇼다.
이번 시즌 진행자 이효리의 캐스팅은 제작진이 아닌 이효리가 먼저 제안했다고. 김 PD는 “이효리가 우리 방송을 보고 ‘음악하는 선후배들과 음악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출연을 제안해주셨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로또 맞은 기분이었다. 감사했다”며 “이효리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트렌드 세터이자 최근까지도 음악적 시도를 겁내지 않는 멋진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서 우리 MC로 모시기에 감사하고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으로 감사히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내가 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드렸다. 다들 MC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며 “나는 딱히 하는 일도 없고 단독으로 맡아서 끌고 가는 프로그램도 없어서 하나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제안 드렸다. 흔쾌히 받아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농담했다.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앞선 ‘박재범의 드라이브’, ‘최정훈의 밤의 공원’, ‘악뮤의 오날오밤’을 잇는 ‘더 시즌즈’의 네 번째 시즌. ‘더 시즌즈’를 통해 이효리는 10년 만에 MC로 복귀하는 동시에 처음으로 단독 MC에 도전하게 됐다. 지난 2일 진행된 첫 녹화에는 블랙핑크 제니를 비롯해 악뮤 이찬혁, 방송인 신동엽, 댄스 크루 베베, 배우 이정은이 게스트로 함께했다.
김태준 PD는 “이효리는 MC로서도 음악하는 아티스트로서도 넓은 스펙트럼과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시즌에서는 MC들의 성장을 봐왔다면 이효리는 경험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효리는 “나도 성장할 수 있다. 나도 성장해야 한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성장하고 싶다. 젊은 친구들에게서 음악적인 경험을 배우고 싶다. 제주도에서 10년 정도 살다 보니까 인맥이 많이 끊겨서 음악하는 친구들과의 인맥을 키우고 싶다. 후배들의 조언을 받고 싶은 사심도 들어있다”고 털어놨다.
프로그램 제목인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이효리의 아이디어였다고. 이효리는 “핑클 때부터 내 담당 색깔이 레드였다. 레드카펫은 주인공들이 상을 받거나 잘 차려입은 날에 걷는 길이지 않나. 우리 프로그램이 그런 의미가 되는 프로그램이었으면 했다. 오는 가수분들에게도 잘 차려놓은 레드카펫 같은 분위기였으면 좋겠고 보는 분들에게도 특별한 날의 느낌으로 볼 수 있게 선물 같은 느낌으로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다양한 분들을 모셔보고 싶다. 각자의 이야기와 노래가 있지 않나. CP님이 나와서 노래를 해봐주셔도 좋을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40대 중반이 되니 그런 것을 들을 준비가 됐다”며 “게스트 분들에게 편안하게 용기를 드리면서도 독사 같이 쏙쏙 뽑아내면서 요리조리 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효리의 레드카펫’ 제작진은 이문세, 조용필, 서태지, 김동룔, 샘 스미스 등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효리도 이에 공감하며 “여자 솔로 선후배 가수들도 만나고 싶다. 오늘 한 분이 나온다는데 어젯밤 잠을 설칠 정도로 기대하고 왔다. 만남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관계라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효리가 언급한 게스트는 블랙핑크 제니. 이효리는 “예전에 제니 사진 보면서 힐링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첫 회 게스트로 나온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PD는 “이효리가 MC를 한다니까 우리가 섭외하기 편하다. MC가 누군지 듣고 바로 수락하더라. 이래서 다들 ‘이효리 이효리 하는 구나’ 싶다”면서 “혹시 몰라서 다음 시즌 MC를 정해두지 않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 PD는 “이효리의 영향력을 이용해 젊은 아티스트들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콘텐츠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효리는 “가장 가고 싶은 곳이 후배 가수들의 작업실이다. 보통은 내놓고 싶은 곡만 내놓고 작업한 곡들을 컴퓨터에 일기장처럼 쌓아두지 않나. 보석 같은 곡을 끄집어내고 싶은 열망이 있어서 작업실에 급습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마치며 마지막 질문으로 관전 포인트가 언급됐다. 최 PD는 “이효리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프로그램이다. 이효리만으로도 본방 사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효리는 “나도 모르게 자꾸 화제가 되더라. 태어나기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았나 싶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면서 “올해 갑진년인데 갑진년은 바로 나다. 값진X. 올해는 이효리”라고 언어유희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은 5일 밤 11시 20분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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