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가세연’ 유재석-김태호 저격?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는 법

입력 2019-12-20 1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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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이슈] ‘가세연’ 유재석-김태호 물어뜯기?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 연구소(이하 가세연)가 비겁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예상되었던 결과지만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김태호 MBC PD의 의혹을 제기했다.

가세연은 18일 김건모 성폭행 의혹에 이어 또다른 연예인의 성추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녹취 파일을 통해 제보 여성과 김용호 전 연예부장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1초가량의 이 녹취록에는 “그때 당시 내가 초짜니까 (몰랐는데), 거기 있던 아가씨들, 새끼마담, 대마도 다 알았던 것 같다. 나는 그냥 놀랐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 ‘무한도전’ 나온 것…”이라는 제보 여성의 말이 담겼다.

이에 앞서 ‘가세연’의 세 진행자는 “바른 생활 이미지인데 충격적이다”, “연예인의 이중성을 알아야 한다”, “이런 연예인들이 어떻게 방송에서 포장되는지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전개에 따라 누리꾼들은 자연스레 ‘무한도전’, ‘바른 생활 이미지의 스타’ 등의 단서(?)를 통해 한 인물을 유추했다. ‘무한도전’과 유재석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떠오른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분하지만 ‘가세연’에 취재진과 누리꾼 모두가 깔끔하게 낚인 결과다.

그리고 유재석은 19일 열린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해명했다. ‘예능인’이나 ‘국민 MC’ 유재석이 아닌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연 기자회견이었다.

이 자리에서 유재석은 “‘무한도전’과 내 이름이 검색어에 떠서 많이 놀랐다. 나도 몰랐던 자리지만 자리가 마련된 만큼 말씀을 드린다. 전 아니다.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든 기자회견이 종료된 후 유재석 스스로에게서 나온 해명 아닌 해명이었다.

유재석의 이 발언은 곧장 가세연에게 역풍으로 작용했다. 결국 가세연은 19일 다시 한 번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유재석에 대한 사과나 유재석을 연상케 해 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실체 없는 유재석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김태호 PD의 탈세 의혹 등을 제기했다.

먼저 김용호 전 연예부장은 “이 기획(유산슬 기자회견)을 김태호 PD가 한 것이다. 유재석은 급할 게 없는데, 김태호 PD가 급해서 마련한 것”이라며 “유재석 본인도 몰랐던 기자회견이라고 한다. 현장에 와서야 알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가세연 측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8일 가세연 라이브 방송에서 ‘무한도전’의 이름이 언급되고 김태호 PD의 탈세 의혹을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김태호 PD 본인이 유재석도 모르게 긴급 기자회견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김태호 PD가 콘텐츠 제작 능력 뿐만 아니라 예언 능력까지 갖춘 초능력자가 아니고선 불가능하다. 이 극비(긴급이 아니다) 기자회견은 동아닷컴 취재 결과 약 2주 전부터 MBC ‘놀면 뭐하니?’ 홍보와 유산슬의 화제성 몰이를 위해 기획 됐다. 그리고 MBC 출입 기자들에게 가세연의 해당 폭로가 이뤄지기 하루 전인 17일에 오전 11시 58분경 신청 공지 메일이 도착했다.

즉, 가세연의 주장에 따르면 김태호 PD와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12월 18일에 이뤄진 그들의 폭로에 대비해 유재석에게 유산슬 복장을 입히고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 취재진을 몰래 부르고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을 부르게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취재진이 방심한 틈을 타 “난 아니다”라는 말을 강요에 의해 하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얼마나 수고스럽고 번잡스러운 일인가. 그만큼 가세연의 주장은 이 부분만 봐도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오류투성이다. 마트에서 파는 연근도 아마 가세연의 주장보단 촘촘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사과 대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우리가 유재석이라고 한 적이 있나”, “김태호 PD가 유재석에게 몹쓸 짓을 했다”면서 주가조작, 탈세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이용해 그들의 실수를 덮기에 급급하다.

대체 가로세로 연구소는 뭘 연구하기에 그런 채널명을 내건 것일까. 이들이 당장 해야 할 선결과제는 우선 무책임한 폭로에 대한 사과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우선으로 연구해야 할 부분 역시 그들의 양심은 어디로 사라졌는가에 대한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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