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으로 시작해 여운으로…유태오X셀린 송 ‘패스트 라이브즈’ (종합)[DA:현장]

입력 2024-02-28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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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인연’으로 시작해 ‘여운’으로 끝낸 ‘패스트 라이브즈’는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셀린 송 감독, 배우 유태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셀린 송 감독은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부문 노미네이트등 해외 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은 것과 관해 “아카데미네 노미네이트가 됐을 때 영광이었다. 또 첫 영화 데뷔작으로 노미네이트가 돼 영광이었고 신기하고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유태오는 “스스로 과대평가된 상황인 것 같다. 배우는 연기했을 때 결과 주의적으로 생각하고 연기하지 않는다. 동료 배우들과, 감독님과 호흡을 잘 하면서 지금의 집중이 중요하다. 기대했던 것은, 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인연이라는 요소를 서양 관객들에게도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멋진 글을 읽었다. 그게 감동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런 여운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적어도 결과를 떠나서 관객들도 이 감수성을 느끼지 않겠나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느껴져서 이런 성과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을 덧붙였다.

셀린 송 감독은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인연’이라는 단어를 영어가 아닌 한국어 그대로 표현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해성이랑 나영이의 관계가 한 가지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아서 인연이라는 단어가 필요해서 넣게 됐다. 인연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에게 아는 사람이 설명을 해주면서, 모든 사람이 이 의미를 알게 된다. 어느 나라에서 이 영화를 보여주면 ‘인연’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다. 이 느낌은 전 세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거라, 그 덕분에 그 단어가 단숨에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셀린 송 감독은 “어느 날 밤에 한국에서 놀러온 어린 시절 친구랑, 미국에 살고 있는 남편과 술을 마시면서 이 두 사람이 서로 언어가 달라서 해석을 해주다가 보니 내 자신의 정체성과 역사를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때문에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 그래서 굉장히 한국적 요소나, 디테일 같은 것에서 농담같이 이런 저런 것들을 많이 넣게 됐다”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유태오는 이번 작품의 캐릭터를 준비했던 과정에 대해 “15년 동안의 무명 생활에서 느꼈던 한이 맺힌 감수성, 거기서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슬픔과 아픔이 같이 녹아들어서 멜랑콜리 함을 살린 것 같다. 거기서부터 시작했다. 나머지는 준비하는 동안 감독님에게 연출 노트를 받아가면서 현장에서 호흡했다”라고 설명했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향후 CJ ENM의 영화 방향성에 대해 “영화 시장이 코로나 이후에 OTT 플랫폼이 일반화 되면서 변화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예전에 성공했던 모델의 연장선상에서 하기 보단, 원점에서 작품 자체의 가치를 보고 이 작품이 만날 수 있는 관객들이 누가 있을까 역방향으로 원점에서 기존의 수요가 유효하지 않다고 보고 그런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 영화관에 적합한 콘텐츠에 집중해서 기획을 하고 있다. CJ가 90년대 영화를 시작했을 때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상황을 전개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유태오는 이번 영화의 의미에 대해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 한 배우 커리어에서 인생을 바꿔주는 작품들이 올 수 있는 것도 어려운데 이렇게 왔다. 해성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인연이라는 철학을 소화해야 했다. 그걸 믿고 이 연기를 해야 연기가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옛날에는 교과서처럼 기술적으로 접근했다면, 인연을 개입시킨다면 이 캐릭터가 되기 위해서 스스로 설득이 필요가 없다. 이미 살고 있는 영혼이 떠돌아다니는 거다. 커리어적으로 이야기하면 앞으로 많은 기회들이 생기겠지만, 개인적으로 큰 영향을 준 작품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과 ‘해성(유태오 분)’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3월 6일 개봉.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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