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주니치현장리포트]팀분위기가승패갈랐다

입력 2008-04-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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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규“2년차마음안정”…승엽‘팀연패’표정굳어
1일 도쿄돔에서 열린 주니치-요미우리전은 여러 모로 관심을 끈 경기였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센트럴리그 우승을 했지만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2위였던 주니치에 덜미를 잡혔고, 주니치는 마침내 재팬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지난해 성적으로 보나, 양 팀 라인업으로 보나 라이벌로 불리는 두 팀간 시즌 초반 맞대결이라 팬들은 물론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라이벌 대결이지만 이날 경기를 앞둔 두 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고, 주니치에 속한 이병규(34)와 요미우리 소속 이승엽(32)의 얼굴 표정에는 팀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 났다. 히로시마와의 개막 홈 3연전에서 2승1무를 거두고 원정 길에 나선 이병규는 세 경기 팀내 타율 1위(0.385)에 3번 타자를 확보한 덕분인지 지난 시즌에 비해 한층 여유로웠다. 스스로 “일본 생활 2년째가 되니까 지난해보다 심적으로 여유를 갖게 됐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반면 야쿠르트와의 원정 3연전에서 충격의 3연패를 당한 요미우리 이승엽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지난달 30일, 전날에 이어 이틀연속 멀티히트를 치고도 팀이 패하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던 그는 요미우리의 4번 타자로서 팀 승리를 이끌지 못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 했다. 이같은 경기 전 분위기는 묘하게도 게임 결과로 그대로 이어졌다. 주니치는 이병규의 동점포와 9회 초 나카무라 노리히로의 결승 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 요미우리는 홈 개막전을 위해 아껴둔 우에하라 고지를 등판시키고도 충격의 4연패에 빠졌다. 이병규가 타석에 서면 ‘일본 야구의 심장’이라 불리는 도쿄돔 왼쪽 외야스탠드에선 ‘힘 내라, 이병규’ 구호가 터져 나왔고, 이승엽이 등장하면 오른쪽 외야에선 ‘이겨버려, 이승엽’이란 한국어 응원 목소리로 도쿄돔이 쩌렁쩌렁 울렸다. 야구선수들은 하루하루 성적표를 받아보는 ‘피 말리는’ 직업을 갖고 있다. 하물며 ‘용병신분’으로 이국 땅에서 각 팀 중심에 서 있는 이병규와 이승엽이 느끼는 심적인 부담감은 더욱 그러할 터. ‘힘내라’ ‘이겨버려’라는 응원 구호처럼 두 선수 모두 밝은 얼굴로 올 시즌을 보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 도쿄=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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