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146km ML투부활‘서재응’찾았다

입력 2008-04-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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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6.1이닝1실점복귀첫승…현란한완급조절·컴퓨터제구완벽
파란만장하게 거둔 1승이다.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이름값도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됐다. KIA 서재응(30)이 국내 복귀 후 첫 승을 따냈다. 29일 잠실 두산전에서다. 복귀 후 6번째 선발등판경기였던 이날 그는 6.1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산발 7안타 1실점으로 요리하고 2패 뒤 값진 첫 승을 신고했다. 볼넷과 삼진은 각각 3개와 4개. 투구수는 총 107개였고, 그중 스트라이크는 64개였다.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146km로 측정돼 왼쪽 허벅지 이상으로 촉발된 부상 전력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한국과 미국무대를 통틀어 정규시즌만 따지자면 탬파베이 산하 트리플A 더럼 불스 소속이던 지난해 9월 3일(한국시간) 샬럿 나이츠(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전 이후 7개월 26일만에 맛보는 승리다. 인하대 재학 중이던 1998년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 입단하며 태평양을 건넌 서재응이 고국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빅리그 통산 28승40패, 방어율 4.60의 성적은 사실 아무나 거둘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는 무대가 미국, 빅리그였다. 그러나 2006년 시즌 도중 LA 다저스에서 탬파베이로 사실상 방출되고, 다시 지난해 시즌 초반 탬파베이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되는 시련을 겪으면서 한국행을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9승4패, 방어율 3.69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빅리그 호출을 ‘기약 없는 약속’으로 판단, 마침내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처럼 힘들게 돌고 돌아온 서재응이기에 시즌 전 구단 안팎의 기대는 대단했다. 귀국 후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온전하게 몸을 만들 수도 없었지만 빅리그에서 터득한 자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시즌 개막에 맞춰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러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복귀전이었던 1일 광주 두산전에서 6이닝 5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쓰면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2번째 경기였던 8일 광주 SK전에서는 8이닝 1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보여줬지만 역시 승리와는 인연이 멀었다. 그 사이 팀도 투타의 극심한 부조화 속에 만신창이가 됐다. 27일의 호투가 돋보였던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비단 3연패를 끊은 것만이 아니다. 개막 후 연승은 딱 한차례, 그것도 2연승이 고작일 뿐 연패의 악순환에 빠져있던 팀에 에이스의 회복을 알렸기 때문이다. 이날 27명의 타자를 맞아 서재응은 현란한 완급조절과 예리한 제구력을 발휘했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들의 예측타격을 무력화시키고, 타이밍을 빼앗았다. 서재응은 “전에는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피칭으로 타자들의 노림수에 걸렸는데 오늘은 슬라이더 위주로 던진 게 주효했던 것 같다. 또 투구동작에서도 이전까지는 완급조절 없이 일정한 패턴으로 던졌는데 감독님과 (최)희섭이의 조언에 따라 오늘은 공을 뿌리기 전에 한템포 늦춘 덕을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6경기에 등판해 이제 국내 타자들의 속성을 어느 정도 파악한데다, 첫 승으로 자신감을 찾은 만큼 앞으로 서재응의 승리 퍼레이드가 기대된다. 잠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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