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란’…올림픽후경기일정전면재조정

입력 2008-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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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8개 구단 단장회의가 베이징올림픽 이후의 정규시즌 잔여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기로 합의해 논란이 예상된다. 재조정 결과에 따라서 팀간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불필요한 오해와 잡음을 낳을 수 있을 뿐더러 팬들과의 약속인 시즌 일정을 충분한 논의절차 없이 뒤집은데 따른 비난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8개 구단 단장들은 3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7월말까지 우천으로 취소되는 경기까지 포함해 베이징올림픽 이후 일정을 전면 재조정한다”고 합의했다. 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8월 3일 올스타전(문학구장) 이후 8월 26일까지 미리 짜놓았던 총 76경기를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9월까지 통째로 옮겨 치르기로 한 당초 결정과 판이한 내용이다. 아울러 이날 단장회의에서는 올 시즌 시행하지 않기로 한 더블헤더의 도입에 대해서도 일부 구단에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제공할 전망이다. ○단장회의, 왜 시즌 일정 전면 재조정에 합의했나? 단장회의 내용을 전한 A구단 단장은 “어차피 올림픽 이후에는 남은 경기수가 많지 않다. 9월까지 충분히 정규시즌을 마치고 10월에는 포스트시즌에 돌입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7월까지 우천으로 취소되는 경기들까지 포함해 9월 일정을 새로 짜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올해는 올림픽을 감안해 정규시즌 개막도 예년보다 앞당기지 않았느냐”고 설명했다. B구단 단장은 “올 시즌 두산과 롯데의 관중동원실적이 좋은 만큼 일정을 새로 짜면서는 두 구단의 홈경기를 주말에 좀더 많이 편성하자는 얘기도 나눴다. 또 한 장소에서 특정 두팀이 4경기를 치러야 한다면 (통상적으로 홈 3연전을 기준으로 일정을 짜므로) 더블헤더를 편성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얘기도 오갔다”고 털어놓았다. ○KBO의 입장&향후 절차 KBO는 3일 단장회의의 합의가 불러올 파장을 의식한 듯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KBO의 한 관계자는 4일 “단장회의에서 합의했지만 향후 KBO 이사회(8개 구단 사장단회의)에서 승인을 받아야 공식적으로 효력을 발휘한다”고 전제한 뒤 “잔여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더라도 KBO가 특정구단에 유리하게, 혹은 불리하게 새로 일정을 짜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KBO가 올림픽이 열리는 8월에 프로야구 일정을 비워놓았을 때는 야구대표팀의 올림픽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때였다. 올해 초 이사회에서도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면 프로야구 일정을 재조정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논란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듯한 해명을 덧붙였다. 즉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면 8월 26일까지 정규시즌을 마치도록 한 원안을 준수하고, 올림픽행이 성사되면 올림픽기간 중 프로야구를 중단하도록 짜놓은 1차 변경안에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는 얘기다. ○예상되는 논란 실제로 KBO가 8월 이후 잔여 일정을 재조정한 결과물을 내놓으면 ‘동상이몽’의 이해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는 각 구단이 일정 재조정에 따른 피해를 쉽사리 짐작할 수 없지만 막상 새 일정을 받는 시점에서는 치열한 팀 순위경쟁과 맞물려 유·불리가 확연하게 갈릴 수 있다. 시즌 막판의 휴식과 대진은 팀 순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즌 전에 미리 발표하는 일정을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손질하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손익을 따져봐야 한다. 일선 감독들이 “현장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광주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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