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리포트]현지인출입금지…도로는‘통제中’

입력 2008-08-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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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지만 그 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철통 같은 보안 얘기다. 2008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축구 올림픽대표팀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중국 텐진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낮 12시 30분(한국시간). 간단한 수속 절차에 이어 교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중국 땅을 밟은 후 첫 경기를 치를 친황다오로 출발했다. 함께 간 취재진도 뒤이어 다른 버스로 뒤따랐다. 출발한 지 30여분이 흘렀을까. 텐진-선양간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 순간, 입구에서 수많은 차들이 멈춰 서 있었다. 교통경찰이 모든 차량의 출입을 막고 있었던 것. 민간 차량뿐만 아니라 흰색 차량번호판의 관용차량도 발이 묶여 있었다. 사태 파악을 해보니, 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이 이 길을 지나가야하기 때문에 출입을 통제한다고 했다. 조선족 통역의 말을 빌리자면, 그 올림픽팀은 바로 한국올림픽팀을 의미한다. 올림픽팀이 지나가기 전에는 아무런 차량도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없다고 했다. 이게 무슨 해괴한 답변인가. 앞을 보니 고속도로는 텅 비어있었다. 무더위에 기다림까지…. 통상적으로 대표팀 차량은 경찰차로 에스코트하면서 보안에 신경 쓰면 충분한데, 중국은 고속도로 길 전체를 막아버린 셈이다. 과잉보호가 아닐까도 생각했지만, 현지인들은 일상생활처럼 느끼는 듯했다. 경찰이 차량 안으로 와서 AD카드(출입허가증)를 확인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한 후에야 검문검색은 일단락됐다. 겨우 통제가 풀리고 2시간여를 달려갔을 즈음 또 한번 기막힌 통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이유였다. 휴게소에서 한국올림픽팀이 식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올림픽팀의 차량이 떠나기 전까지 고속도로를 통제하고 있었다.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상황이 잇따라 벌어진 셈이다. 2008베이징올림픽은 개막 전부터 ‘통제’ ‘검열’ ‘보안’ 등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보안은 필요하지만, 그것도 정도껏 해야 상식에 맞지 않을까. 친황다오(중국)|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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