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에서 브라질의 노란색 유니폼은 상대에게 공포의 상징이다. 육상 경기장에도 공포의 노란색이 등장했다. 노란색 상의를 입고 육상 단거리를 휩쓴 자메이카 선수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육상 자메이카를 비롯해 이번 올림픽에서 그 이름만으로도 상대 선수들에게 위압감을 줬던 각 종목별 강팀들을 소개한다. ○ 자메이카 육상 단거리 왕국으로 단거리 왕국이었던 미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미국은 이번 단거리에서 한 개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대신 자메이카 열풍이 베이징을 뜨겁게 달궜다. 자메이카는 세계신기록을 3개나 작성하며 3관왕에 오른 ‘괴물’ 우사인 볼트(22)를 앞세워 남·녀 육상 100m와 200m, 남자 400m계주에서 5개의 금메달을 가져갔다. 여자 육상 200m에서 은메달에 그친 미국 대표 앨리슨 펠릭스는 “자메이카가 단거리를 독식한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그럴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우리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 런던에서도 다이빙=중국 육상에 자메이카가 있었다면 다이빙에서는 주최국 중국이 큰 위력을 발휘했다. 아테네에서 6개의 금메달을 가져갔던 중국은 이번에도 금메달 7개를 따내며 다이빙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완벽히 굳혔다. 중국 다이빙의 강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기 때문이다. ○ 양궁, 여자 단체 6연패 전무후무 한국도 세계에 내세울 만한 강세 종목이 있다. 바로 양궁이다. 한국은 이번에 남녀 단체전에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는 6연패, 남자는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비록 여자 개인전 7연속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단일 종목에서 6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만도 대단한 일. 한국 양궁이 강한 가장 큰 이유는 조기 교육이 꼽힌다. 외국 선수들이 16세 이후에 양궁에 입문하는 반면 한국 선수들은 보통 초등학교 때 처음 활을 잡는다. 양궁에 필요한 자세와 골격이 대부분 사춘기 시절 형성된다는 점에 비춰보면 외국은 출발부터가 한 발 늦는 셈.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승부사 기질 역시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대표선발전이 올림픽 결승보다 힘들다’는 말처럼 한국 선수들은 여느 국제 대회 이상으로 피 말리는 국내 선발전을 치르면서 자연스레 강한 정신력과 담력을 쌓는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