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발전을 위해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일 운영본부장은 19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 앞서 삼성쪽 덕아웃에 들러 선동열(사진) 감독에게 이렇게 인사했다.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선 감독은 자신의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서 인사를 나눴다. 선 감독은 “KBO 입장에서도 연장전은 안 가도 되죠? 경기수만 많으면 되죠?”라며 웃었다. 2차전에서 14회 연장혈투를 치른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이 본부장의 “어느 팀이 올라가든 플레이오프 경기를 많이 치르면 몸을 충분히 풀고 한국시리즈에 가는 것 아니냐”는 농담에 선 감독은 “너무 풀어 다리가 다 풀리면 어떡하려고”라며 대꾸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몰아넣었다. 선 감독이 이어 “KBO 시나리오는 롯데가 (플레이오프에) 올라왔어야 대박이라고 했을 텐데”라고 농담을 건네자 이 본부장은 “시나리오가 어디 있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이들의 대화는 이날 아침부터 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선 팬으로 옮겨졌다. 선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때는 못느끼는데 오늘 같은 날 대구구장은 너무 작아”라며 일찌감치 들어찬 관중석으로 시선을 돌렸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