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감독,“최대성과는세대교체”

입력 2008-12-11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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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최대 성과는 원활한 세대교체였다." 허정무 감독(53)은 11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에서 부임 첫 해를 뒤돌아보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생일을 맞은 허 감독은 2007년 12월7일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됐고, 오늘로서 부임 후 정확히 371일이 경과됐다. 허 감독은 스스로에게 몇 점 정도를 주고 싶느냐는 질문에 "점수로 매기기는 힘들다. 하지만 나름대로 성과는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대교체를 원만하게 진행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이동국, 이천수처럼 그동안 대표선수로 고생해왔고 앞으로도 충분히 더 뛸 수 있지만 현재 슬럼프에 빠져 있는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됐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대표로도 뽑히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보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세대 교체 성공의 증거로 2008년 K-리그 대상 시상식(9일)에서 ´베스트 11´에 뽑힌 선수들의 면면을 들었다. 그는 "베스트 11 선수들 중 2002한일월드컵 당시 선수는 이운재 한 명뿐이었다. 그리고 10대 선수가 베스트11에 이름 올리기도 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말하는 10대 선수란 FC서울의 기성용(19), 이청용(20)을 의미한다. 그러나 허 감독은 올해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그는 "마음이 아팠고, 자괴감을 느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축구는 매번 좋은 경기를 할 수만은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2조 3차전 요르단전(5월31일)에서 2-2로 비겼을 때, 그리고 최종예선 1차전 북한전(9월10일)에서 1-1로 비겼을 당시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허정무호는 이후 2차전 아랍에미리트전(10월15일)에서 4-1 대승을 거두고,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11월20일)에서 2-0으로 승리해 19년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허 감독은 "이운재 등 팀 내 고참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 가교 역할을 잘 해줬다. 하루아침에 바뀐 것은 없었다"고 경기력 향상이 갑작스레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가오는 최종예선 4차전 이란전(2월11일)에 대해서는 "계획서를 축구협회에 제출해뒀다. 훈련지로 중국 쿤밍을 생각했지만 여건상 맞지 않아 제주도나 국내 남쪽지방에서 2주 정도 훈련할 계획이다. K-리그 팀 훈련 스케줄을 체크해 협조를 요청, 연습경기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이 밝힌 계획에 따르면 대표팀은 내년 1월29일 두바이에 도착해 시차적응을 하고 이란과 비슷한 스타일의 서아시아팀과 연습 경기 2경기를 치른 뒤 5일 이란 테헤란으로 이동한다. 허 감독은 "북한의 안영학에게 물어봤더니 북한대표팀 5일 전에 들어갔는데 3일이 지나니 적응이 됐다고 하더라. 체육과학연구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고 이란전 준비 상황을 보고했다. 이란전에 나설 선수에 대해서는 "18일, 19일 제주에서 열리는 FA컵을 관전하면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을 명단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기존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도 계속해서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라돈치치 등 귀화선수를 대표팀에 부를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귀화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내선수들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겠다"며 탕평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허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고쳐야할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제경기 감각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운을 뗀 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는데도 드러누운 채 심판이 불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습관화돼있다. 하지만 요즘 심판들은 선수들의 시뮬레이션을 잘 잡아내고 있다. 이제 세계 축구의 흐름에 쫓아가야한다"고 선수들의 플레이 태도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또 그는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서 누구도 못 이뤄낸 것을 달성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2002년 일이다. 이제는 당시를 자랑으로 삼되 얽매여서는 안된다.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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