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속도 축구를 기대해도 좋다.”
김호곤(57)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울산 현대 지휘봉을 잡으면서 6년 만에 K리그에 복귀했다. 울산은 26일 “김호곤 협회 전무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0년 8월 이후 8년여 동안 울산을 이끌었던 김정남 감독은 축구단 고문으로 추대됐다. 김 신임 감독의 계약 기간은 구단의 관례대로 1년이며,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로써 울산은 K리그 중 성남과 인천에 이어 3번째로 사령탑이 바뀌는 팀이 됐다.
1983년 울산 현대의 창단에 기여한 김 신임 감독은 창단 팀 코치로 출발했지만, 1987년 이른바 ‘김종부 스카우트 파동’ 이후 팀을 떠났다. 따라서 21년여 만에 친정팀에 복귀하는 셈이다. 1982년 월드컵대표팀 코치, 1992년 올림픽대표팀 코치를 지낸데 이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감독으로 출전,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8강 진출을 이뤄냈다. 2005년 10월부터 행정가(협회 전무)로 변신했다. 이에 앞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부산 아이콘스를 지휘한 바 있다. 울산 구단은 “이처럼 다양한 경력과 축구에 대한 깊은 식견을 가진 분이기에 감독으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26일 오전 10시 경 감독 제의를 받았다는 김 신임 감독은 2가지 팀 운영 방침을 내놓았다. 첫째는 팬들과 함께 하는 시민구단이 되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현대 축구의 흐름에 맞는 공격적인 속도 축구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프로축구단은 팬들과 함께 호흡할 때 사랑을 받을 수 있고, 팬들의 힘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며 팬 제일주의를 내세웠다. 특히 울산 지역에 축구 열기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겠다는 의욕도 높았다. 아울러 공격적인 스피드의 축구를 강조했다. 부산 아이콘스 사령탑 시절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이루는 ‘밸런스 축구’를 강조했던 김 감독은 “축구의 밸런스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다만 내용에 있어서 좀 더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를 선보일 생각이다”며 자신의 축구 철학을 공개했다.
협회 전무를 맡는 동안 보람도 많았다는 김 감독은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싶다”고 희망했다.
한편, 김 신임 감독은 27일 선수단과 상견례만 가진 뒤 다시 휴식을 주고, 내년 1월 초 소집해 본격적인 훈련을 할 예정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