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하는 것도 힘들고, 무엇보다….” 프로야구선수들은 보통 설과 추석 명절이 남의 일이다. 설에는 해외전지훈련, 추석에는 정규시즌을 치르느라 집에 있을 때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번 설은 다르다. 삼성, 히어로즈의 대부분 선수들은 설을 쇤 뒤 해외 캠프에 합류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마냥 즐거울까. 물론 그런 선수도 많겠지만 삼성 양준혁(40·사진)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친척도 많은데 절하는 것도 힘들고, 산소도 다녀와야 하고, 세뱃돈도 많이 나가고…. 그것보다 더 힘든 게 있어요. 아시잖습니까?”라며 웃었다. “친척 어르신들이 오랜만에 본다면서 인사라고 모두 한마디씩 하실 거 아닙니까. 장가 안가냐고. 벌써부터 뭐라고 답해야할지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고 오금이 저리죠.”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