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프로야구(MLB)에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이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지난 해 12월 월드시리즈 우승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년간 250만 달러에 계약을 한 박찬호(36)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선발 경합을 뚫고 당당히 팀 내 5선발로 자리매김했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추신수(27)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팀 내 중심타자로 자리하며 올 시즌 주전 자리를 보장받았다.
지난 해 개막을 앞두고 확실한 빅리거가 없었지만 올해는 ´맏형´ 박찬호를 비롯해 추신수, 백차승(29.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성기 구위 회복, 박찬호 부활 예감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전망이다.
박찬호는 시범경기에서 5경기에 등판, 2승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치열했던 팀 내 5선발 경쟁에서 승리, 당당히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무엇보다 박찬호의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것은 전성기 시절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탈삼진 능력이 되살아났다는 점이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21⅓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25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시범경기 탈삼진 랭킹은 4위. 9이닝 당 평균탈삼진율은 10.55(1위)에 이른다. 반면, 볼넷은 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이후 ´체인지업의 달인´ 제이미 모이어(47)에게 체인지업에 대한 조언을 얻은 후 수준급 체인지업을 장착, 구위가 더욱 다양해져 올 시즌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앞으로의 상황도 박찬호에게는 희망적이다. 5선발 경쟁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J.A 햅(27)은 시범경기 막판 부진으로 트리플A로 내려갔고, 카를로스 카라스코(22) 등, 다른 경쟁자들은 일찌감치 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상황이다.
물론 5선발이라는 자리가 유동성이 큰 자리이지만 일단 13일로 예정된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첫 선발 등판에서 최근 물오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면 붙박이 선발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여기에 최근 팔꿈치 부상을 당한 에이스 콜 해멀스(26)의 상태가 여의치 않을 경우, 선발투수 박찬호의 모습은 당분간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시즌까지 통산 117승을 기록한 박찬호는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은퇴)가 기록한 메이저리그 아시아투수 최다승 기록인 123승에 6승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이다.
시범 경기에서의 모습이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이어진다면 이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된다.
▲추신수, 클리블랜드 중심타자 입지 굳혀
추신수는 3일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포를 가동해 7일 개막전을 정조준했다.
지난 해 추신수는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 개막을 맞았지만 6월 빅리그에 합류하고 난 뒤 뛰어난 활약으로 팀 내 주전으로 도약했다.
지난 시즌 추신수는 9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9(317타수 98안타) 14홈런 66타점을 올렸다. 특히 후반기에는 58경기에서 타율 0.343 11홈런 48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고, 9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이달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추신수는 팔꿈치 통증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펼쳤지만 대회 막판 천금같은 홈런포 2방으로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시범경기에서는 2일까지 타율 0.077로 부진했지만 3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최근 타격 부진을 털어내고, 개막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올 시즌 클리블랜드 외야 한자리를 예약한 추신수는 팀 내 중심타자로 한 시즌을 치를 것으로 확실시 된다.
▲다른 코리안 빅리거는?
지난해 코리안 빅리거로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한 백차승은 올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부상자명단(DL)에서 시즌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백차승은 지난 달 30일 LA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경기 도중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됐다.
현재 샌디에이고는 부상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지 언론은 개막과 동시에 DL에서 시즌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부상만 털어낸다면 백차승의 빅리그 로스터 합류는 무난할 전망이다.
현재 샌디에이고의 투수진에서는 제이크 피비와 크리스영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선발 투수들이 입지가 확고하지 않기 때문. 따라서 백차승에게 분명히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올시즌 재기를 다짐한 류제국(26)은 최근 클리블랜드로 이적했으나 곧바로 방출됐다. 그의 보유권은 샌디에이고로 다시 돌아왔으나 최종 방출 결정을 내려 미아 신세가 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