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의춘하추동]한국야구청사진여자야구에달렸다             

입력 2009-06-0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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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국에서 프로야구 주말경기에 ‘돔구장 건립 및 지방야구장 현대화를 위한 국민청원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서명운동에 여자야구선수들이 앞장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시도 23개팀의 여자야구선수들이 만사를 제쳐놓고 자기지역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어 경기인 선배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야구인으로서 흐뭇하기도 하다.

한때 야구계 일각으로부터 “여자가 무슨 야구를…”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지만 여성야구는 3년 전 연맹이 창립되고 지난해 일본에서 개최된 세계여자야구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해 인도와 홍콩을 이기면서 IBAF(국제 야구연맹)를 놀라게 했다. 한국여성 특유의 열정과 강인함을 보여준 것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야구를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할 때 거론했던 성차별이라는 지적도 있어서인지 국제야구연맹이 2016년 올림픽 재진입을 위해 여자야구를 포함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100년의 역사와 고교야구 수준을 자랑하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참 아래인 초등부 수준이지만 야구열정만큼은 프로선수에 뒤지지 않는다. 올해는 국내 구기종목 중에 유일하게 남성 전유물로 남아있던 대한야구협회에 가입하고 야구판의 어려움에 두팔을 걷어붙이고 내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명문대를 나온 프로그래머, 여성사업가, 경찰, 교사, 간호원,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로 구성된 클럽팀으로 자신들은 여성전용 야구장이 없어 초등학교 운동장 귀퉁이에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야구를 할지언정 이런 일에 쾌히 나서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자랑스런 한국의 엄마, 그리고 한국 아줌마의 DNA를 물려받은 듯해 가슴이 뿌듯하다.

아무튼 야구강국으로서 프로야구관중 1000만 명을 목표로 한다면 여성들이 야구를 즐겨야한다. 보는 것만이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처럼 플레이를 해보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엄마가 야구를 좋아해야 저변의 유소년야구를 비롯해 야구장에 가족 나들이도 늘어나는 법이다. 또 머지않은 장래에 올림픽종목에 채택되는 것을 예상하더라도 여자야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야구인

프로야구의 기본철학은

마라톤과 같다. 하루에도 죽었다 살았다를

수없이 외치며 산넘고 물건너 구비구비 돌아가는

인생의 축소판에서 팬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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