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예지“바닷바람쯤이야”국제양궁3차월드컵개인金

입력 2009-06-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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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바람에도10점…2관왕
‘4차원 궁사’ 곽예지(17·대전체고·사진)가 7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양궁연맹(FITA) 3차 월드컵 개인전 결승에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옥희(24·예천군청)를 107-101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곽예지는 6일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를 제압한데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자신감 찾은 4차원 궁사-모진 바람에 더 강하다

5월 경북 예천에서 열린 제27회 대통령기전국남녀양궁대회. 여자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우승한 전북도청과 번외경기를 벌였다. 9월 울산세계선수권을 대비한 단체전의 황금조합(주현정-곽예지-윤옥희)을 시험가동한 것.

대표팀 구자청(42·현대모비스) 총감독은 “(곽)예지가 그렇게 긴장한 모습은 처음 봤다”면서 “얼굴이 하얗게 떴었다”고 했다. 단체전은 자신의 실수가 동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에 개인전보다 더 부담스럽다. 언니들의 격려에도 불구하고, 태극마크를 달고 첫 단체전에 나선 곽예지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결국 대표팀의 패배.

곽예지는 여자대표팀에서 활을 쏘는 타이밍이 가장 빠르고, 공격적이다. 울산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을 위해서는 곽예지의 ‘자기색깔 찾기’가 급선무였다.

3차 월드컵이 열린 안탈리아는 해변에 위치한 도시. 가뜩이나 거센 바람이, 대회기간 중에는 더 성질을 부렸다. 나쁜 기상조건은 역으로 곽예지에게는 호재였다. 여자선수들 가운데 가장 강한 활을 잡는 곽예지의 화살은 바람결을 단번에 뚫고 10점 과녁에 꽂혔다. 구 감독은 “파워 있고, 활 스피드가 좋은 (곽)예지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했다”며 웃었다.

○기술 완성도 향상-‘움찔움찔’은 안녕

기술적인 문제점도 많이 보완됐다. 곽예지는 조준을 하면서 현을 잡은 오른손을 움찔움찔하는 버릇이 있었다. 특히, 이런 현상은 불안감이 커질 때 더 많이 나타났다. 구 감독은 “하루에 (움찔거리는 동작을) 한번 할 때마다 같이 태릉선수촌 운동장을 10바퀴씩 뛰자”며 곽예지를 다그쳤다. 5차에 걸친 세계선수권대표선발전을 거치며 흔들리던 동작은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구 감독은 “이미 터키 출국 전부터 기술적인 안정도가 높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부동의 에이스 박성현(26·전북도청)의 하차로, 여자대표팀은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곽예지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세계선수권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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