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 프로배구 V리그 미디어데이] “목표는 왜 물어봐…당연히 우승이지”

입력 2009-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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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 2009∼2010 V리그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KEPCO45 강만수 감독, 대한항공 진준택 감독, LIG 박기원 감독, 우리캐피탈 김남성 감독,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맨 왼쪽부터)이 손을 모아 이번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지킨다 vs 뺏는다 vs 탈꼴찌
삼성·현대 이번에도 우승 지킨다

KAL·LIG PO진출 후 챔프 뺏는다

KEPCO45·우리캐피탈은 탈꼴찌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 그리고 탈 꼴찌.’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진행된 ‘NH농협 2009∼2010 V리그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남자부 6개 팀(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LIG손해보험 KEPCO45 우리캐피탈)의 목표는 엇갈렸다.

프로 출범 후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졌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당연히 우승 하겠다”고 단언한 반면 만년 중위권 대한항공과 LIG는 “우승이 목표다”면서도 “일단 PO에 진출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야한다”고 전제를 달았다. 작년 시즌 최하위 팀 KEPCO45와 신생팀 우리캐피탈은 ‘탈 꼴찌’를 외쳤다.


○삼성, 현대 당연히 우승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작년에 어려운 가운데서도 좋은 성적을 내 선수들에게 고맙다. 금년은 작년보다 더 어렵다. 신인 드래프트가 시행되지 않아 절대숫자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목표에 대해 특별한 부연 설명 없이 “우승이다”고 짧고 굵게 답했다. 김 감독은 “임시형 송인석 송병일이 부상 중이라 초반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이들이 모두 합류하는 시즌 중반부터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KAL, LIG PO 고비 넘겨야


V리그 역대 성적을 들여다보면 대한항공과 LIG는 만년 중위권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3년 연속 PO에서 고배를 들었고 LIG는 V리그 출범 첫해와 이듬해를 빼고는 PO에도 못 올랐다. 특히 중요한 고비 때마다 좌절했던 과거를 많이 의식하는 모습. 대한항공 진준택 감독은 “한선수가 대표팀에서 많이 성숙해졌고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밀류세프)가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우승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한경기한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주장 장광균은 “결승에 가겠다고 미리 말하기보다 우승한 뒤에 우리가 어떻게 이 자리에 왔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LIG 박기원 감독은 “미리 말하기는 힘들다. 우리가 매번 고비를 못 넘겼는데 1.5군들이 성장해 솔직히 선수구성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LIG 주장 이경수는 “상무에서 제대한 선수들이 큰 힘이 된다. 최종 목표는 우승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PO에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KEPCO45, 우리캐피탈 탈 꼴찌


KEPCO45는 매 경기 ‘올인’을 외쳤다. KEPCO45 강만수 감독은 “더 내려갈 곳도 없고 바꿀 선수도 없다. 꼴찌를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EPCO45 주장 정평호는 “길게 말하지 않겠다. 다른 팀이 시즌 치르는 게 마라톤이라면 우리는 100m라 생각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가겠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캐피탈 김남성 감독은 “다른 팀이 놀부라면 우리는 가난한 흥부다. 관중들에게 흥미 있는 배구를 보여주는 게 목표지만 잘 되면 탈 꼴찌에 이어 4강까지 갈 수 있지 않을 까 생각 한다”고 전망했다.


○물밑 신경전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지만 물밑 신경전도 치열했다. 박기원 감독이 “대한항공과 현대가 우승할 것 같다”고 선언하자 바로 옆에서 마이크를 넘겨받은 신치용 감독은 “우리는 우승후보에 못 들었네요”라고 꼬집어 폭소를 안겼다. 이어 신 감독은 작년에도 시즌 초반 약체로 평가받았지만 결국 우승까지 차지한 것을 염두에 둔 듯 “팀 색깔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우리 구성원들의 장점이 있으니 그 장점을 극대화 시키겠다”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겼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다크호스로 KEPCO45를 꼽은 점도 눈에 띄었다. 신치용 감독은 “연패를 안 하려면 KEPCO45에 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김호철 감독은 “우리가 매해 KEPCO45에 한 번씩 패해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올해는 KEPCO45에 져도 작년과 같은 타격은 없을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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