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회상] “20-20클럽가입때 ‘해냈습니다’ 전화 감격”

입력 2009-1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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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한 추신추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스탠딩 인터뷰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한 추신추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스탠딩 인터뷰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일부러 한밤중에 공동묘지에도 보내고, 어른들 싸울 때 말려보라고도 했죠. 그래서 그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입국장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1년만에 다시 보는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는 이렇게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제 메이저리그 풀타임 1년째를 보내며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아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올해보다 내년 성적이 더 좋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아버지는 살며시 올해 아들과 가장 인상깊었던 통화 내용 하나를 떠올렸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아버지 해냈습니다’ 하더라고요.” 10월4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의 ‘그린몬스터’를 넘겨 20홈런-20도루라는 대망의 ‘20-20클럽’에 가입한 그날이었다. “신수가 이제까지 나에게 ‘해냈다’고 말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만큼 신수도 거기에 대해 부담감이 많았던 모양”이라며 “모르는 척하고 전화했지만 그 순간 나도 너무 감격스러웠다”는 게 아버지의 말이었다.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풀타임 첫해였던 올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추추트레인’추신수(클리블랜드·27)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부인 하원미(26)씨, 아들 무빈(6) 건우(1)와 함께 귀국한 그는 아버지 추소민(58) 씨와 어머니 박유정(51)씨, 친동생인 탤런트 추민기(25)와 감격적인 포옹을 나누며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

추신수는 스탠딩인터뷰에서 “올해는 어느 때보다 값진 한 해였다”며 “한국을 찾고 부모님을 만난다는 사실에 어느 때보다 설렌다”고 밝혔다. “아들에게 ‘이곳은 아버지가 태어난 고향이고 할아버지 등이 살고 계신 곳이라 앞으로 자주 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는 그는 “올해 한국은 경제적으로 힘들었는데 스포츠가 많은 힘이 됐다고 전해 들었다.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4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공식기자회견을 연다.

인천국제공항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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