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EPL] 멕슨, 팬들엔 인기꽝…감독엔 인기짱

입력 2009-1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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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멕슨 감독의 엇갈린 평가 왜?
이청용이 활약하고 있는 볼턴의 개리 멕슨 감독(50)은 안타깝게도 팬들에게는 인기가 없다. 저조한 팀 성적에 대한 불만이 지난 시즌부터 시작되어 아직까지 그를 괴롭히고 있다.

볼턴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소 하위권에 포진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 그는 볼턴에서 꽤 훌륭한 업적을 세웠고, 다른 팀 감독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멕슨은 꽤 유명한 선수 출신이다. 1977년 플리머스 아가일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거친 태클로 명성이 자자한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그 후 9개의 클럽을 옮겨 다니며 499경기 출전에 41골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감독 생활의 시작은 1996년 블랙풀에서였다. 그 후, 노르위치 시티, 블랙풀, 스톡포트 컨트리, 스토크 시티,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노팅엄 포레스트, 레스터 시티 등에서 감독직을 맡았으며, 2002년과 2004년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 시킨 것은 멕슨의 훌륭한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멕슨은 2007년 10월에 2년 6개월 계약을 맺으며 볼턴의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사실 그는 1순위는 아니었다. 볼턴은 스티브 브루스, 크리스 콜맨, 그리고 리버풀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그라암 수네즈에게 차례로 손을 내밀었다가 거절당한 후, 4번째로 멕슨을 지목했다. 그가 부임할 당시 팀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현재 리버풀의 수석 코치인 새미 리가 시즌 초반 부진한 성적으로 6개월 만에 경질됐고, 볼턴은 10라운드 동안 승점 단 5점만을 챙기며 프리미어리그 최하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팀 사상 첫 UEFA컵 승리 이끌며 이달의 감독에 선정

하지만 멕슨이 부임한 후 11월 24일 첫 승리를 챙기게 되는데 그 상대는 다름아닌 리그 챔피언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이것은 볼턴이 홈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맨유를 이긴 ‘대사건’이었다.

그 후, 2008년 니콜라스 아넬카를 첼시로 이적시킨 후, 마땅한 선수를 영입하지 못해 전력이 크게 무너진 상황에서도 볼턴은 당시 스페인 라 리가의 4위를 달리고 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1-0으로 꺾고,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컵 16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에 멕슨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11월 이달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2008∼2009시즌 멕슨은 요한 엘만데르, 파브리스 무암바, 무스타파 리가, 대니 쉬투를 영입하고 에비 스몰라렉을 임대하며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으로의 도약을 꿈꿨지만 성적은 여전히 부진했다. 심지어 2부 리그로 강등당할 위기에 처하기까지 했다. 그 때부터 멕슨 감독에 대한 압력과 팬들의 불만이 심화됐다. 팬들은 강팀을 몇 번 이긴 것으로는 부족했는지,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볼턴의 성적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볼턴 구단주 필 가트사이드는 멕슨에게 시간을 주었다. 멕슨은 팀을 리그 8위까지 올려놓고 그 업적을 인정받아 2009년 1월 볼턴과의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을 13위로 마친 멕슨은 2009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션 데이비스, 샘 리캐츠, 잿 나이트, 이청용을 영입해 볼턴의 도약을 꿈꿨다. 하지만 3승2무6패로 16위를 달리고 있는 현재 성적도 팬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 터. 팬들은 여전히 그를 비판하고 있다.

○팬들은 팀 성적에 불만 … 동료 감독들은 멕슨 두둔

불만이 가득한 볼턴 팬들과는 달리 동료 감독들은 멕슨이 왜 비판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멕슨이 받고 있는 비판을 이해할 수가 없다. 멕슨은 볼턴에서 매우 잘 하고 있다. 볼턴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강한 팀이다. 그들은 체력적으로 강하고, 결의가 굳다”며 멕슨을 두둔했다. 이어 “새미 리가 떠날 당시 볼턴은 최악이었지만 멕슨은 볼턴을 잘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멕슨과 친분이 두터운 스토크 시티의 감독 토니 풀리스 역시 “멕슨은 능력 있는 감독”이라 칭하며 그에 대한 비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멕슨은 성실하고 정직하고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후 “감독의 이미지는 미디어가 어떻게 보도하는가에 따라 섣불리 판단되기 마련이다. 멕슨의 이미지도 그렇다. 하지만 누구든 그를 알고 나면 그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며 멕슨이 비난에 시달리는 것을 미디어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때때로 미디어에서 좋게 그려지는 감독들은 실제로 아닌 경우가 많다. 그것은 단지 미디어가 그려낸 이미지일 뿐”이라 덧붙였다.

볼턴은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하위 팀이다. 하지만 최하위에서 허우적거리던 팀을 흔쾌히 맡겠다고 한 그의 용기는 칭송받을 만하다. 비록 팀 성적은 저조했지만 2부 리그로 강등당하는 일은 없었다. 그가 볼턴을 살려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그는 포기하지 않고 ‘이청용 시프트’를 내세우며 전술 변화를 꾀하는 등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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