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 “아들 위해 포기할수 없었다”

입력 2009-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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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서 방출 1년반만에 LG서 새출발
7개월 아이에 자랑스러운 아빠 다짐


LG 정성훈(32·사진). 내야수가 아니라 투수다. 2008시즌 중반 두산에서 웨이버 공시된지 1년 반 만인 최근 새 둥지를 찾았다. 수술과 재활이라는 외롭고 긴 터널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연 7개월 된 아들 우석군이었다.

“두산 시절부터 가장 부러웠던 게 있어요. 경기가 끝난 후 선배들이 야구장 밖으로 나갈 때 엄마 손을 잡고 야구장에 온 아이들이 ‘아빠’라고 부르면서 달려와 안기는 모습.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생각했죠.”

2007시즌을 마치고 평생의 반려자 이지연(30)씨와 결혼한 건 그 행복의 첫걸음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커졌다.

자비로 재활 훈련을 하는 동안 그는 ‘계속 야구를 해야 한다’는 마음 하나만 품고 달렸다. 다행히 두산 2군 시절 함께 했던 박종훈 감독이 LG에 부임하면서 ‘준비된’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연봉은 4000만원. 2007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그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 내게 기회를 준 팀을 위해 꼭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정성훈은 지금 진주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 달이 넘게 가족과 생이별한 채 그 누구보다 열심이다. “컴퓨터로 사진을 볼 때마다 아들이 꼭 모니터에서 튀어나올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그립지만, 지금은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다시 한번 다짐했다. “적어도 우리 아들이 야구장에 와서 아빠 이름을 부르며 응원할 때까지는 야구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내가 이를 악물고 재기를 꿈꾼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우리 아들이니까요.”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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