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필드선 이런 일이…] 오형제 골퍼 춤 실력 “오, 놀라워라”

입력 2009-12-21 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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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발렌타인 2009 한국 프로골프 대상 시상식’에서 KPGA 이승호, 박상현, 김대섭, 맹동섭, 홍창규(왼쪽부터)가 슈퍼주니어의 히트곡 ‘쏘리쏘리’에 맞춰 특별 공연을 펼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8일 서울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발렌타인 2009 한국 프로골프 대상 시상식’에서 KPGA 이승호, 박상현, 김대섭, 맹동섭, 홍창규(왼쪽부터)가 슈퍼주니어의 히트곡 ‘쏘리쏘리’에 맞춰 특별 공연을 펼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리더 김대섭·박상현 등 5명 구성
하루만에 아이돌 그룹 변신 성공
女골퍼도 살사댄스 ‘수준급 공연’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남녀 프로골퍼 사이에 춤바람이 불었다.

여자골퍼들은 지난해 ‘원더걸스’로 변신해 화제를 불러일으킨데 이어 이번에는 살사댄서로 나서 매혹적인 허리춤을 선보였다. 이에 질세라 남자골퍼들도 아이돌 슈퍼주니어와 2PM으로 변신해 때 아닌 춤바람에 동참했다.

이들이 골프채를 놓고 춤에 취한 이유는,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상 시상식에서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단 한번의 공연을 위해 프로골퍼들이 구슬땀을 흘린 시간은 적게는 3일에서, 길게는 2주일이다. 짧은 시간 동안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았지만 흘린 땀방울만큼 무대에서 큰 박수를 받아 변신은 성공으로 끝났다. 사실 춤이란 게 따로 배우지 않고서는 따라하기 힘들다. 더군다나 골프밖에 모르고 살아온 프로골퍼들에게는 더 낯설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살사댄서로 변신한 서희경과 유소연, 이보미, 임지나는 뻣뻣한 몸으로 웨이브를 하느라 고생했다. 처음에는 실수도 많았고, 댄스 가수들처럼 유연하게 웨이브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2~3일이 지난 뒤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 짧은 시간에 ‘몸치’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리듬’때문이다. 골프스윙의 리듬과 살사의 리듬이 통한 것이다.

탁월한 운동신경에 골프스윙으로 다듬어진 리듬감이 가미되면서 어렵다던 웨이브와 스텝을 척척 따라했다. 여자골퍼들을 지도했던 살사존아카데미 김정환 강사는 “처음 어색한 느낌 때문에 잘 따라하지 못했는데 워낙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리듬감이 좋아 금세 따라했다. 이 정도 실력이면 한두 달 정도 배워야 가능한데 이들은 불과 며칠 만에 터득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웃지 못 할 실수도 있었다.

연습도중 유소연은 마룻바닥에 몇 차례 머리를 찧는 아찔한 순간이 나왔다. 여자 파트너를 들어올리는 동작에서는 남자 파트너들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는 후문이다. 일반 여성들에 비해 체격이 크다보니 남자 파트너를 선정하는데 실력(?)이 아닌 체격 순이었다고 한다.

김대섭을 리더로, 박상현, 이승호, 홍창규, 맹동섭도 뒤늦게 춤을 배우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처음에는 바짝 긴장해 뻣뻣한 나무막대가 따로 없었지만 하루 만에 완벽한 아이돌 그룹으로 변신했다. 필드에서처럼 이를 악물고 덤벼든 결과 불과 몇 시간 만에 ‘필드주니어’로 변신했다.

아기아빠 김대섭은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팀의 든든한 리더로 적격이었고, 박상현과 맹동섭은 숨어 있던 연예인의 끼를 발견하며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춤에 흠뻑 빠졌다.

공연을 기획한 스포티즌의 김평기 이사는 “박상현 선수가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연습을 거듭하면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졌다. 심지어 ‘춤이 천직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고 흡족해 했다.

우려를 떨치고 준비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무대에 선 다섯 남자를 바라보는 동료 선수들의 눈에는 부러움이 가득했다.

프로골퍼들의 변신은 팬들에게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스타의 새로운 모습에 팬들은 당연히 기뻐하기 마련이다. 2010 시즌 개막까지는 4개월 이상이 남았다. 필드에서 펼칠 짜릿한 드라마도 궁금하지만, 내년 이맘 때 또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정말 기대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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