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골프계 숨은 공신들] “스크린골프 강자…작년 매출 1400억”

입력 2010-01-11 14: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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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대표는 골프에 ‘IT 기술’과 ‘문화’를 접목시킨 스크린 골프(골프존)를 통해 골프 대중화는 물론 1조원 규모의 새로운 골프 산업 시장을 탄생시켰다. 김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진보된 기술력과 준비된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김영찬 대표는 골프에 ‘IT 기술’과 ‘문화’를 접목시킨 스크린 골프(골프존)를 통해 골프 대중화는 물론 1조원 규모의 새로운 골프 산업 시장을 탄생시켰다. 김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진보된 기술력과 준비된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도전 1막2000년 회사 설립 R&D성장엔진…스크린골프 대중화 선봉장 ‘우뚝’도전 2막“골프에 문화 입히자” 전략도 대박…매년 두자릿수 성장 신화 ‘가속도’도전 3막“이젠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성장 중국 공략 무기 있다…성공 자신”
“날씨도 추운데 오늘 스크린 골프 치러갈까?”

지금은 어느 지방의 소도시에 가더라도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고 어디건 눈을 돌리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스크린 골프지만 현재와 같이 스크린 골프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5년이 채 되지 않는다. 스크린 골프를 국내 골프 산업과 문화의 한 축으로 바꿔놓을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골퍼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골프존’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1990년대 말 외국 기업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스크린 골프를 IT기술과 접목시키고 ‘골프존’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7000억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확장시킨 이가 바로 골프존의 김영찬 대표다.

○도전 1막

IT 분야에서 30년간 종사한 경험을 스크린 골프에 접목시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냈지만 사실 현재와 같은 규모로 발전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골프존이라는 회사를 시작한 2000년에는 전국에 실내 연습장이 300여개쯤 있었다. 연습장에서 한 두 대씩만 기계를 사준다면 400∼500대 규모는 되고, 10년 정도는 먹고 살 걱정이 없겠구나 싶었다”며 겸손해 했다.

하지만 골프존을 설립할 당시부터 그의 머리 속에는 3단계에 걸친 거대 프로젝트가 담겨있었다. 설립 초창기 자본금 5억원짜리 회사가 세계적인 CI(corporate identity) 전문회사를 통해 1억원을 들여 회사 로고부터 교체한 것은 골프존이라는 상품에 대한 자심감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골프존’이라는 브랜드를 단 스크린골프가 출시되자 시장의 반응은 그의 예상보다 더욱 뜨거웠다. 매출은 점점 늘어났고, 회사는 해마다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했다. 2005년에는 50억 매출을 달성했고, 이후 4년만인 2009년 1400억 매출을 달성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시장 점유율도 동반 상승했다. 2007년 40%이던 시장 점유율은 2008년 60%, 2009년 84%로 올라서면서 ‘한국의 스크린 골프=골프존’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스크린 골프를 대중화시키고 이를 통해 7000억 규모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그는 골프업계에서 존경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골프존의 이 같은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김영찬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 자체에 있다. 필드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체감성과 현장감이 중요한데 이는 기술력의 차이에서 온다. 실제 코스 데이터와 자체 항공촬영 데이터를 IT 기술과 융합시켜 탁월한 정확성을 구현한 것이 골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혔다.

○도전 2막

김영찬 대표는 “1단계 성장엔진은 R&D 개발이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이었으니 오로지 성장만 생각했다. 하지만 2006년 매출이 120억을 돌파하면서 10배 이상 성장한 시점에서는 단순한 제조업만으로는 더 이상 회사를 키워나가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한다.

하드웨어는 결국 원가싸움이고 대기업이 눈독을 들인다면 싸워 이기기 힘든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새로운 골프 문화를 만드는 것’, ‘골프존을 문화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에서 찾았다. 골프존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스크린 골프에 다양한 문화를 접목시켰다. “초창기 골프존의 도곡동 직영 매장은 ‘민들레영토’를 인테리어 한 디자이너가 설계했다. 덕분에 골프존은 단순한 스크린골프방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골퍼들이 새로운 골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각종 이벤트와 콘텐츠 개발에도 100억원을 투자했다. 회사의 슬로건처럼 ‘골프를 모두의 놀이’로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과다.
골프존이 골프업계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매출규모나 엄청난 성장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지만 스크린골프를 통해 골퍼들 사이에 새로운 골프 문화를 안착시켰다는데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김영찬 대표는 지난해 ‘2009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대통령 표창을 포함해 10여개의 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수상은 국가의 이유 있는 격려하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에는 스포츠 산업으로 내세울만한 세계적인 브랜드가 없다. 골프존을 나이키나 미즈노, 아디다스처럼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키워나갈 욕심이 있다”며 김영찬 대표는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도전 3막

이제 골프존은 3단계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를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올해 국내보다는 해외 영업에 주력할 것이다. 중국 시장 공략 노하우를 터득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 이제부터는 지금껏 쌓아온 이 노하우들이 힘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 한다. 아직 할 일이 아직 많다. 골프존은 이제 시작이다. 분명히 새로운 도약을 할 시점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준비중”이라며 지금까지의 성장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주)골프존 김영찬 대표이사

1946년생. 홍익대학교 기계공학과졸업. 삼성전자 시스템사업부장, ㈜영밴 대표이사를 거쳐 2000년 골프존을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재직중.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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