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경(34) SBS 해설위원은 16일(한국시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 관계자석 한 쪽에 앉아 있었습니다. 오전에 쇼트트랙 훈련장을 찾았다가, 오후엔 친한 후배인 이규혁(32·서울시청)의 경기를 보러 온 겁니다.
1994년과 1998년에는 선수로 함께 참가했던 동계올림픽. 그러나 전 위원이 은퇴한 지 10년 넘게 흐른 지금, 이규혁은 현역에 남아 다섯 번째 올림픽 무대를 맞이했습니다.
전 위원과 이규혁은 어린 시절 함께 스케이트를 타면서 친해진 사이입니다. 지금도 종종 통화할 만큼 가깝습니다.
“규혁이는 아마 득도했을 거예요.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경험하지 못한 게 거의 없을 테니까요.”
사실입니다. 이규혁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건 불과 13세 때. 그리고 지금까지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동계와 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5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한 네 번째 한국 선수고요.
사실 남다른 빙상 유전자를 타고 나기도 했죠. 아버지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1968년 그랑노블 대회에 나섰고, 어머니 이인숙 씨도 피겨 선수로 네 번이나 올림픽 무대를 밟았으니까요. 또 동생 이규현(29)도 형과 함께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스케이팅을 배웠다”는 농담이 허튼 소리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의 금메달은 아직 요원합니다. 500m 경기에서도 결국 승리의 여신은 이규혁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김관규 감독은 여전히 4년 전을 기억합니다.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이규혁은 1000m에서 단 0.03초차로 4위에 머물렀습니다. 그토록 바랐던 메달이 간발의 차로 멀어진 겁니다.
김 감독에게 이규혁 얘기를 꺼내자 “아픈 곳을 찔렀다”며 얼굴이 붉어집니다. “토리노에서도 마음이 너무 안 좋았는데…. 이번에도 긴장을 많이 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요.”
이규혁의 지난한 여정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더 안타까운지도 모릅니다. “이번 경기는 다 잊고 1000m에서 좋은 성적을 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습니다.
이규혁은 이 날 잠을 못 이뤘을 지도 모릅니다. 하나둘씩 목에 메달을 거는 후배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어쩌면 힘겨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위원의 이 한마디는 한국 빙상에서 이규혁이 차지하는 의미를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만에 하나 올림픽 메달을 못 딴다고 해도, 이규혁이 얼마나 훌륭한 선수였는지 잊어서는 안된다”고요. 그를 지켜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밴쿠버(캐나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1994년과 1998년에는 선수로 함께 참가했던 동계올림픽. 그러나 전 위원이 은퇴한 지 10년 넘게 흐른 지금, 이규혁은 현역에 남아 다섯 번째 올림픽 무대를 맞이했습니다.
전 위원과 이규혁은 어린 시절 함께 스케이트를 타면서 친해진 사이입니다. 지금도 종종 통화할 만큼 가깝습니다.
“규혁이는 아마 득도했을 거예요.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경험하지 못한 게 거의 없을 테니까요.”
사실입니다. 이규혁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건 불과 13세 때. 그리고 지금까지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동계와 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5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한 네 번째 한국 선수고요.
사실 남다른 빙상 유전자를 타고 나기도 했죠. 아버지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1968년 그랑노블 대회에 나섰고, 어머니 이인숙 씨도 피겨 선수로 네 번이나 올림픽 무대를 밟았으니까요. 또 동생 이규현(29)도 형과 함께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스케이팅을 배웠다”는 농담이 허튼 소리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의 금메달은 아직 요원합니다. 500m 경기에서도 결국 승리의 여신은 이규혁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김관규 감독은 여전히 4년 전을 기억합니다.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이규혁은 1000m에서 단 0.03초차로 4위에 머물렀습니다. 그토록 바랐던 메달이 간발의 차로 멀어진 겁니다.
김 감독에게 이규혁 얘기를 꺼내자 “아픈 곳을 찔렀다”며 얼굴이 붉어집니다. “토리노에서도 마음이 너무 안 좋았는데…. 이번에도 긴장을 많이 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요.”
이규혁의 지난한 여정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더 안타까운지도 모릅니다. “이번 경기는 다 잊고 1000m에서 좋은 성적을 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습니다.
이규혁은 이 날 잠을 못 이뤘을 지도 모릅니다. 하나둘씩 목에 메달을 거는 후배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어쩌면 힘겨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위원의 이 한마디는 한국 빙상에서 이규혁이 차지하는 의미를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만에 하나 올림픽 메달을 못 딴다고 해도, 이규혁이 얼마나 훌륭한 선수였는지 잊어서는 안된다”고요. 그를 지켜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밴쿠버(캐나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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