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나는 AS, 골은 동국이 넣기를” 돌아온 안정환 ‘경쟁보다 상생’

입력 2010-02-28 17: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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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과 안정환이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기다리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3일 영국 런던에서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인천공항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이동국과 안정환이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기다리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3일 영국 런던에서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인천공항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안정환(34·다롄 스더)과 이동국(31·전북 현대)은 한국축구 역사상 월드컵에서 최고의 환희를 맛본 스타와 최대 비운의 스타로 각각 꼽힌다.

안정환은 두 차례 월드컵에서 3골을 넣으며 4강 신화(2002)와 원정 첫 승(2006)을 이끌었다. 반면, 이동국은 2002년에는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고, 2006년에는 부상을 당해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 최대 관심사는 둘 중 누가 허정무호에 최종 승선하는 데 유리한 고지에 오르느냐다. 2월 28일 출국 직전 인터뷰도 두 선수에게 집중됐다.

이동국은 “(안정환을) 오랜만에 만나 반갑고 기뻤다.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쟁관계를 묻자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뒤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 찬스가 오면 꼭 득점으로 연결 하겠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안정환도 마찬가지였다. “내 장점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문을 연 뒤 “(이)동국이와 나는 스타일이 달라 경쟁보다는 협력 관계다. 내가 도움을 올리고 동국이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이는 희망사항 일 뿐이다. 허정무 감독은 “안정환과 이동국이 한꺼번에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안정환에 대해서는 “45분, 30분을 뛰더라도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모습을 원한다”며 좀 더 구체적인 주문을 했다.

앞으로 펼쳐질 치열한 경쟁은 가슴에 묻어둔 채 이날 서로 덕담만을 짧게 주고받은 두 30대 노장스타. 이들에게 주전경쟁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에 이번 평가전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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