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월드컵 ⑮ 월드컵과 헤어스타일] ‘구준표 스타일’ 박지성 헤어스타일 화제

입력 2010-05-27 18: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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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은 남아공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최근 미용실을 찾아 펌을 해 멋을 냈다. [스포츠동아 DB]

박지성은 남아공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최근 미용실을 찾아 펌을 해 멋을 냈다. [스포츠동아 DB]

꽃미남 베컴, 4년마다 헤어스타일 변신
발데라마 사자머리·바조 말총머리 톡톡

선수 헤어스타일 월드컵의 색다른 재미


4년 마다 지구촌을 들썩이게 만드는 월드컵.

전술 등 축구의 새 흐름이 탄생되는 것은 물론이고 독특한 패션이나 헤어스타일은 또 다른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월드컵은 물론 대륙 선수권 등 주요 대회가 다가오면 극성맞은 영국 언론들은 ‘베스트 & 워스트’ 패션 감각을 지닌 선수들을 뽑는 독자 설문조사를 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과거 유행했던 월드컵 스타들의 헤어스타일을 되짚어 본다.


● 베컴, 그라운드의 아이콘

비록 불의의 부상으로 이번 월드컵 무대에 서지 못하지만 축구장을 빛낸 주인공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의 꽃미남 스타 데이비드 베컴을 뺄 수 없다.



아내가 한 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했던 여성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빅토리아여서 더 유명한 베컴은 4년마다 헤어스타일을 바꿔가며 남다른 패션 감각을 자랑했다. 98프랑스월드컵에서 단정히 빗어 넘긴 금발을 고수했던 베컴은 2002년 주변을 짧게 치고 머리 가운데만 뾰족하게 세우는 ‘닭 벼슬’ 머리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2006년에는 짧지만 왁스로 적당히 멋을 낸 남다른 ‘헤어 코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밖에도 모히칸 인디언 머리와 옥수수 스타일은 물론 빡빡 밀어버린 민둥산 머리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최고 패셔니 스타라는 찬사를 받았다.

당연히 영국뿐 아니라 각국 여성지와 패션 잡지들이 마련하는 월드컵 특집 기획에는 베컴의 헤어스타일이 빠짐없이 등장하곤 한다.

언제나 화제를 낳은 베컴의 헤어스타일은 이색적인 이슈도 가져온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베컴 스타일을 따라했다가 병을 발견한 세 살배기 영국 남자아기 이야기다. 4월 매덕스 탈로윈이란 이름의 아들 머리를 정리해주던 아버지가 아들의 뒷머리 양쪽에 튀어나온 혹을 발견했다가 백혈병을 조기 발견한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아들의 병을 찾아낸 아버지 벤은 “베컴 때문에 일찍 치료를 하게 됐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 최고 & 최악

어차피 기준은 각기 다르기 마련. 베컴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어떤 이가 볼 때 괜찮은 모습도 또 다른 이가 보면 이상하게 비쳐질 수 있으니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독일월드컵 때 독일의 크리스찬 지게는 모히칸식으로 머리를 잘라 자국 국기에 맞춰 삼색 색채로 염색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이를 최악으로 꼽았으나 독일 대중지 빌트는 지게의 헤어스타일을 “최고였다”고 평했다.

한때 브라질 최고 공격수로 명성을 떨쳤지만 뚱보 논란 속에 더 이상 카나리아 군단에서 찾을 수 없는 호나우두. 2002년 주변을 모두 밀고, 앞머리만 반달 형태로 남겨둬 역대 최악의 스타일이었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2002년 대회에서 한국을 꺾고 3위에 올랐던 터키의 우미트 다발라도 호나우두와 똑같은 머리를 했다. 다발라는 “머리 모양이 이상하다고 아버지께서 전화 통화로 혼을 내셨다”고 말해 주변을 웃겼다.

콜롬비아 최고 선수로 회자되는 카를로스 발데라마의 사자갈기 머리와 날아오는 볼을 뒷발로 막아내는 엽기 골키퍼 이기타도 빠짐없이 거론되는 인물들. 1998프랑스월드컵 때 루마니아의 페트레스쿠는 ‘멍청한 금발’이란 닉네임을 얻었다. 네덜란드의 ‘싸움 닭’이란 별명을 가진 에드가 다비즈는 녹내장 수술을 받은 눈을 보호하기 위한 고글과 설명하기도 힘든 독특한 머리 모양으로 축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브라질과 치른 94미국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실축으로 우승을 허공에 날려버린 이탈리아 최고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바조의 ‘말총머리’도 눈길을 끌었다.


● 한국을 이끈 이천수?

한국에서도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존재한다.

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국내 선수들은 단정한 스타일을 고수했지만 개성을 인정해주는 외국인 감독(거스 히딩크)이 지휘봉을 잡은 시점인 2000년대 들어 바뀌기 시작했다. 그 선두 주자는 단연 이천수였다.

언젠가 베컴과 비슷한 ‘닭 벼슬’을 만들더니 이후 갑자기 마음이 바뀐 듯 한쪽은 파랗게, 한쪽은 빨간 색으로 염색해 태극문양을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뒷머리에는 회색빛이 감도는 무늬까지 포인트로 넣었다.

이천수는 2006년 독일 대회에서 온통 노랗게 염색한 채 정리하지 않은 머리를 선보여 ‘파격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차두리의 ‘스님 스타일’도 흥미롭다. 외국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국내에서 극히 찾아보기 힘든 헤어스타일이다. 차두리는 처음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은 2002년은 물론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요즘 허정무호에서는 ‘구준표 스타일’이 눈길을 끈다.

캡틴 박지성은 항상 같은 머리를 고수했지만 남아공 출정에 앞서 모 미용실에서 파마를 해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물론, 예전에도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있었다. ‘삼손’ 김주성과 ‘꽁지머리’ 패션으로 인기를 끌었던 골키퍼 김병지가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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