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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여대 이상엽 감독이 본 ‘제자 지소연’
타고난 재능에 심성 곱고 성실수당·상금 받는대로 어머니께
월드컵 활약에 美·獨서 러브콜2010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청소년월드컵 최고 스타로 떠오른 ‘지메시’ 지소연(19·한양여대)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가 바로 이상엽(58) 한양여대 감독이다. 지소연이 이문초등학교 시절 남자선수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부터 인연을 맺어 오주중-동산정보산업고를 거쳐 한양여대 제자가 될 때까지 10년을 함께 했다. 1년 전 한국이 베오그라드 유니버시아드 정상에 올라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지소연을 인터뷰할 때 이 감독은 “아직 나이가 어리니 가급적 어려운 가정형편 이야기는 기사로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로 아끼는 마음이 끔찍하다.
지소연과 어머니도 축구에 관해서만큼은 이 감독에게 모든 것을 일임했다. 이 감독이 본 딸 같은 제자 지소연은 어떤 선수일까.
○기량과 심성 두루 갖춘 천재
이 감독의 첫 마디는 ‘기량’보다 ‘심성’이었다.
“소연이는 각급 대표팀에 뽑혀서 받은 수당이나 연말에 이런 저런 시상식에서 받은 상금을 모조리 엄마에게 갖다 주는 아이에요. 자기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것을 잘 아는 이 감독은 지소연이 한양여대에 입학한 뒤 매달 자기 월급을 쪼개 일정액의 용돈을 건네고 있다. 그마저도 자기보다는 후배들을 위해 쓰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이 감독은 “대학교에 온 뒤 중고교 후배들을 늘 챙기곤 한다. 운동하는 자세부터가 다르다. 연습 때 성실하고 공 좀 잘 찬다고 우쭐한 것도 없고, 한 마디로 모든 게 모범적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타고난 소질에 노력까지 겸비했으니 ‘천재’ 소리를 듣는 게 당연지사.
“첫 터치가 기본 중의 기본인데 그걸 타고 났어요. 시야가 넓고 상황 판단도 빠르니 국내에선 적수가 없죠.”
○성큼 다가온 해외진출
이 감독은 지소연이 독일로 출국하기 전 “이번에 잘 해야 너의 꿈이 이뤄진다”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그의 꿈은 다름 아닌 해외리그 진출. 여자축구 최강국으로 꼽히는 미국이나 독일 프로리그가 목표다.
이번 청소년월드컵 맹활약으로 꿈이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이 감독은 “독일, 미국의 프로 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한 팀은 아주 적극적이다. 소연이가 들어오면 본인, 어머니와 충분히 논의를 거친 뒤 올 겨울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지소연은 한양여대 졸업반이다. 시기도 딱 맞는다.
이 감독은 이미 작년 겨울부터 지소연에게 영어 개인 가정교사를 붙여줬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의사소통이 중요하잖아요. 녀석이 각급 대표팀, 소속 팀에 불려 다니느라 제대로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어요. 이번에 귀국하면 붙들어 놓고라도 집중적으로 영어공부 시켜야죠.”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