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이대호 9연속G 홈런공 가치 성숙한 경매로 평가받아야

입력 2010-08-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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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 DB]

롯데 이대호의 기념비적인 9연속경기 홈런공. 이 공의 값어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쉽게 판단하기 힘들다. 일단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향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단지 남은 문제는 ‘얼마만큼의 값어치가 나갈 것인가’이다.

이대호의 홈런공이 미국이라면 필자가 보기엔 100만 달러 이상을 상회할 수도 있다. 1998년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가 기록한 시즌 70번째 홈런 공은 300만 달러(35억6000만원)에 낙찰되었으며, 2001년 배리 본즈의 73호 홈런볼은 43만 달러(5억1000만원)에 거래됐고, 본즈의 개인통산 최다홈런 신기록인 756호 홈런공은 경매에서 약 75만 달러(8억9000만원)에 팔렸다. 배리본즈의 홈런공들이 값어치가 떨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약물복용에 대한 의심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대구 SK전에서 이승엽이 쏘아 올린 최연소 300호 홈런공이 1억2000만원에 낙찰된 것이 최고가이다. 가장 값어치가 나갈 것으로 평가된 이승엽의 아시아 신기록 56호공은 당시 삼성구단 이벤트담당 관계자가 잡은 까닭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2010년 7월16일 사직구장에서 나왔던 프로야구 통산 2만호 홈런공과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9회말 1사 후에 터진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공이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둘 다 관중의 손에 들어간 이후 종적을 감췄다.

한국프로야구 시장이 규모면에서 메이저리그와 비교할 수 없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또한 야구컬렉션 분야는 불모지나 다름없기 때문에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제대로 된 가격 평가나 감정은 원천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나마 합리적인 방법은 말 그대로 시장원리에 맡겨두는 것이다. 즉 경매를 통해 가격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명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승엽의 최연소 300홈런 외에는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격이 얼마가 됐든 경매에 자주 나와야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 통산 2만호 홈런공이나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공도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무의미’해 질 수도 있다.

야구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야구 관련 산업이나 시장도 동시에 형성되고 성장해야 한다. 구단입장에서는 기념비적인 공이나 배트를 회수하여 구단 박물관에 전시하고 싶겠지만, 굳이 무리하게 회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누구에게 귀속되든 그 ‘기념품’이 사라지지만 않는다면,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으로 이대호의 9연속경기 홈런공이 하루라도 빨리 경매시장에 나오길 기대한다. 다양한 기념품들이 나와야 야구컬렉션 분야도 활성화될 수 있다. 그리고 일 년에 한번 정도는 ‘야구 진품명품 쇼’를 통해 팬들이 가지고 있는 야구관련 기념품을 공유하는 것도, 프로야구 역사를 생각하면 이제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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