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재우.
태훈아, 널 생각하면 형이 뿌듯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러네. 사실 네가 캠프 때부터 허리가 아파서 투구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잖아. 겉으로 티는 안 냈지만 참 힘들었을 거야. 마음먹은 대로 공이 안 가니까. 형도 중간계투를 몇 년간 해봐서 잘 아는데 누적된 피로도 무시할 수 없을 거야. 그래서 기다리던 선발 기회가 왔는데도 제 실력발휘를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너 역시도 아쉬웠던 한 해였을 것 같은데, 공부하는 해라고 생각하고, 힘내라.
그래도 포스트시즌에는 전성기 때 밸런스를 되찾은 것 같더라고. 지금도 몸이 괜찮치는 않겠지만 네가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해줘서 형이 더 고마워. 솔직히 ‘프로’라는 게 그런 거 아니겠냐. 아픔도 참고 승리를 따내는 것. 너는 아직 젊으니까, 이번 기회를 계기로 더 좋은 투수로 거듭날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건 투수조 전체에게 하고 싶은 말인데요. 제발 부탁이니까 5차전에서는 “팔이 부러져도 던진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던져주라! 여기까지 힘들게 왔잖아. 준PO에서도 참 어렵게 올라왔고. PO에서 누가 두산이 이길 거라고 예상했어. 하지만 불펜싸움에서 이겨서 우위를 점했잖아.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잘 해줄 거라고 믿어. 힘내자, 두산 베어스!정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