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기자의 여기는 아부다비] 인터 밀란전…가슴뛰는 세남자

입력 2010-1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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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정성룡 전광진 최성국. 스포츠동아DB

아기를 위해…GK 정성룡 아내와 뱃속 둘째에 승리 선물
영광을 위해…MF 전광진 발목부상 딛고 대어사냥 전의
아내를 위해…FW 최성국“생일 맞은 아내에게 3골 약속”
성남 일화가 16일 새벽 2시(이하 한국시간)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2010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이번 맞대결이 남다른 세 남자가 있다. 이들은 팀의 최후방과 허리, 최전방을 각각 책임지고 있다.


● 골키퍼 정성룡

정성룡의 아내 임미정 씨는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이다. 임신 8주차다.

둘째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얼굴에 절로 웃음이 번진다.

정성룡은 큰 국제무대 그것도 FIFA 주관 대회 때 늘 2세와 인연이 있었다.

6월 남아공월드컵 기간 중 첫째 강민 군이 태어났고 그는 눈부신 선방으로 16강에 힘을 보탰다. 이번에도 역시 아내와 둘째에게 인터 밀란 전 승리를 안겨주겠다는 각오다.

“복덩이에요. 결혼하고 나서 모든 일이 다 잘 풀리고 있어요. 아내와 아이들이 제 힘입니다. 인터 밀란 공격수들 대단한 선수들이지만 제 손으로 꼭 막아내겠습니다.”

● 미드필더 전광진

전광진은 12일 알 와다(UAE)와 경기 도중 공중 볼 경합을 하다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왼 발목에서 무릎까지 극심한 고통이 전해왔다. 순간 머릿속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기다려 온 대회인데….’

전광진은 한 달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징계로 뛰지 못했다. 팀의 살림꾼으로 결승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도 우승 장면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그래서 마음을 더욱 단단히 먹고 아부다비로 왔는데 부상을 당했다. 다행스럽게도 검사 결과 생각보다 큰 부상은 아니다.

“처음에는 정말 크게 다친 줄 알았는데 무릎은 괜찮다. 발목은 완전치 않지만 남은 시간 최대한 몸 관리 잘 해서 인터 밀란 전에 꼭 뛰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 공격수 최성국

최성국은 상무를 전역한 뒤 곧바로 성남에 복귀했다.

주 포지션은 스리 톱의 좌우 날개. 그러나 성남에는 몰리나와 조동건이 붙박이로 버텨 신태용 감독은 그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고 있다.

4-4-2 포메이션으로 변환할 때는 최전방 투 톱 역할을 맡는다. 신 감독도 그의 공격 본능을 잘 알고 있기에 팀플레이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상대 수비수를 맘껏 유린하라고 다독이고 있다.

전역 뒤 첫 국제무대인 이번 대회 알 와다 전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상대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리며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더구나 성남이 아부다비로 출국했던 5일은 아내 곽선혜 씨의 생일이었다.

최성국은 떠나올 때 아내에게 “3골을 넣고 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제 2골 남았다.

“다른 선수들이 너무 잘 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였는데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인터 밀란 전에서도 꼭 골을 넣고 싶다.”

아부다비(UAE)|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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