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우리은행 정태균 감독. 사진제공=WKBL
스타군단 이끌고 삼성생명 전성시대 열어
현재 꼴찌 우리은행 감독…“많은 것 배워”
한 때는 그도 소위 ‘잘 나가는’ 감독이었다. 춘천 우리은행 정태균(51·사진) 감독에게 삼성생명 사령탑이던 1996∼2000년은 황금기로 남아있다. 정은순과 한현선, 박정은, 이미선 등 한국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그의 제자였다.현재 꼴찌 우리은행 감독…“많은 것 배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덕장’정 감독은 개성강한 스타선수들을 지휘하며 삼성생명 전성시대를 열었다. 1998·1999여름리그와 2000겨울리그 통합우승이 그 성과. 정 감독은 “솔직히, 그 때는 정선민(37·신한은행)이 버티던 신세계만 신경을 쓰면 됐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10년의 세월은 강산 뿐만 아니라, 정 감독의 처지도 변화시켰다. 3일까지 정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2승15패(0.118)로 2010∼2011여자프로농구 최하위(6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도 2일 KDB생명을 상대로 10연패 사슬을 끊으며 1할대 승률로 복귀한 성적이다.
정 감독은 “10년 전에는 하위권 감독의 마음을 잘 몰랐다. 감독으로서 많은 것을 배우는 요즘”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우리은행은 객관적인 전력이 많이 떨어진다. 김계령과 홍현희 등 지난시즌 팀의 주축들이 이적한데다가, 주포 김은혜 마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배혜윤과 양지희 등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있지만 아직 경험부족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정 감독은 “예전(삼성생명 감독시절)에는 경기를 이겨서 재밌었지만, 지금은 선수들을 키우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시즌초반에는 맥없이 무너지는 경기가 잦았지만, 최근 “지더라도 물고 늘어지는 모습”에서 미래를 보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몸이 안 따라줘서 그렇지 마음은 선수들도 다 나와 같지 않겠나. 다그치기 보다는 자신감을 북돋는 데 치중하고 있다. 3년 정도만 지속적으로 투자하면 챔피언결정전에 갈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사진제공=WKBL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