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오라는 곳 많고” 남자 “갈 곳조차 없고”

입력 2011-0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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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는 올해도 여존남비 현상이 뚜렷했다. 선수와 기업의 스폰서 계약이 마무리 되는 가운데 여자골퍼는 오라는 곳이 많아 몸값이 하늘로 치솟았고 남자골퍼는 스타급들도 갈 곳이 없었다. 유소연(왼쪽)은 10일 새로 창단하는 한화 골프단에 입단했고 김자영은 11일 주방가구업체 넵스와 계약했다.

■ 국내 프로골프계 여존남비

여자선수, 기업홍보 도움 앞다퉈 후원
골프단 창단-대회 유치 ‘금값 러브콜’

남자선수는 스타성 떨어져 찬밥 신세
올 겨울 골프계를 뜨겁게 달군 선수와 기업의 스폰서 계약도 서서히 마무리 되는 분위기다.

최대어로 꼽힌 유소연(21)이 10일 새로 창단하는 한화골프단에 입단했고, 작년 하반기부터 주목받았던 김자영(20)은 주방가구업체 넵스와 11일 계약했다.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나타난 현상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여자골퍼는 오라는 곳이 많아 몸값이 하늘로 치솟았고, 남자골퍼는 스타급마저 갈 곳이 없어 하늘만 쳐다보는 꼴이 됐다. 김자영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스포티즌 김평기 이사는 “지난해 하반기 맹활약 덕분에 많은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메인스폰서를 비롯해 의류, 용품 등 50개 가까운 기업들로부터 후원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여자골퍼들의 계약소식만 이어지던 11일 미 PGA 투어 Q스쿨에 도전했다가 아쉽게 탈락한 이승호(25)가 기존 소속사 토마토저축은행과 재계약했다.

이승호는 올해 국내와 미 네이션 와이드 투어를 병행한다고 했다. 힘든 일정이지만 PGA 투어 진출을 위해 올 한해 땀 흘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마저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2008년과 2009년 2년 연속 한국 남자프로골프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던 배상문(25)은 아직 단 한 곳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작년까지 키움증권, 먼싱웨어, 캘러웨이 3곳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던 배상문은 계약 종료 뒤 아직 어떤 기업과도 사인하지 못했다. 배상문의 실력이 모자라거나 스타성이 없어서가 아니다. 단지 남자선수라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남자골퍼들 중에선 소속 없이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 선수가 한둘이 아니다.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 하나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위중(31)은 삼화저축은행과 계약이 끝난 뒤 새 후원사를 찾지 못해 무적선수가 됐다.

국내에서는 여자골프의 인기가 남자보다 높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골프선진국과 다르다. 이유는 골프대회를 후원하고 유치하는 기업들이 남자골퍼 대신 여자골퍼와 함께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는 여자 골프단을 운영하거나 여자 골프대회를 유치하는 게 회사 홍보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 결과 여자골프대회를 후원하겠다는 기업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0년 22개였던 여자골프대회는 올해 25개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발표가 없지만 여자 골프단을 준비 중인 기업은 아직도 3∼4곳이 더 남아 있다. 안선주, 이일희 등과 계약을 끝낸 팬코리아와 편애리를 영입한 롯데마트를 비롯해 웅진, 우리투자증권 등에서도 여자 골프단 창단과 여자골프대회 개최를 계획 중이다.

남자골프 얘기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사진제공|한화골프단·넵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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