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초대…한턱 쏜 전북용병들

입력 2011-05-1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레마 말랑(인도네시아)과의 2011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예선 6차전이 열린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약 400여 명의 동남아 팬들이 몰려들었다.

본부석 오른편 스탠드에 자리 잡은 이들은 “아레마”를 외쳐대며 열띤 서포팅을 했다. 때론 6000여 홈 팬들의 응원보다 데시벨이 높게 느껴질 정도. 사실 여기엔 숨겨진 비밀 하나가 있다. 원정 팬 전원이 무료로 입장했던 것이다.

대부분은 전북 지역 산업공단에서 일하는 동남아 근로자들과 다문화 가정 식구들이었다. 본부석과 스페셜존을 제외한 일반 경기 티켓 가격이 성인 기준 1만 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전북은 300∼400만 원 이상 손해를 본 셈.

하지만 그냥 공짜는 아니다. 루이스, 에닝요, 로브렉, 황보원 등 전북 용병들이 동남아 팬들을 위해 경기 티켓을 구입해줬다. 이들 용병들은 다음 달 월급에서 제하기로 했다.

용병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그렇다고 토종들이 여기에 뒤질 리 만무. 골키퍼 염동균은 전남 시절 해왔던 것처럼 전북에서도 자비로 버스를 대절해 인근 지역 어린이들을 4차례 초대했다.

전북 관계자는 “굳이 설득할 필요도 없었다. 외지 생활이 고달프단 걸 스스로 느끼고 있어 취지를 얘기해주지 않아도 먼저 나선다”며 밝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