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상균. 스포츠동아DB
이택근 “촌스럽다”며 단골 헤어숍 소개
해병대 출신 말 안했는데 알아서 잘라줘요
경기 종료 후 도핑테스트 받은 박경태
헉! 소변 ‘양’이 부족하다고 더 달래요
처음부터 말하지…그래도 30분 만에 제출해요
이대호에게 3연타석 홈런 맞은 정인욱
홈런 1위 빼앗긴 최형우 농담에 식은땀 나요
‘야왕’ 한대화 감독이 이끄는 한화가 상승세를 타면서 프로야구판이 재미있어졌어요. 여전히 SK가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8위까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거든요. 덕분에 구장은 관중으로 넘쳐나요.
○윤상균 “해병대 헤어스타일? 이래봬도 압구정 스타일”
LG 윤상균은 올해 야구선수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어요. 류현진 차우찬 등 특급 좌완투수들을 상대로 맞춤형 타자로 나서 홈런을 날리는가 하면, 대타로 나서 극적인 홈런포를 터뜨리며 주가를 높이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해병대 출신이라는 그의 독특한 이력도 팬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죠. 홈런 날리고 헬멧 벗고 인사할 기회도 많아요. 그런데 헤어스타일도 해병대 머리형과 흡사해요.
윤상균은 이에 대해 “해병대 스타일로 깎은 건 아니다”고 항변했어요. 지난해 SK에서 트레이드로 LG에 왔을 때 이택근이 “촌스럽다”며 압구정동 헤어숍으로 자신을 끌고 가더래요. 윤상균이 특별히 자신만의 헤어스타일을 주문한 것도 아니고, 해병대 출신이라고 알리지도 않았는데, ‘선생님’이 알아서 현재의 머리 모양을 만들더랍니다. 주위에서는 “인물이 산다”고 하고, 스스로 보기에도 만족스러웠대요. 윤상균은 “예전엔 동네 미용실에서 5000원 주고 머리를 깎았다. 원래는 8000원짜리인데 단골집이라 3000원 깎아준 것이었다”고 말하더니 “압구정동은 머리 한번 자르는데 6만6000원이나 해 처음엔 놀랐지만 역시 기술이 다르더라. 이택근 선배가 아는 집이라 특별할인가로 2만2000원에 깎고 있다. 예전엔 촌스러웠는데 이젠 서울 스타일이 됐다”며 웃더군요.
○30분 만에 2번 도핑테스트 받은 KIA 박경태의 고충

올시즌 KIA의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박경태가 30분 만에 두 번이나 도핑테스트를 받는 ‘곤혹’을 치렀어요. 한국프로야구는 약물 청정리그를 위해 무작위로 선수들을 정해 경기 종료 직후 도핑테스트를 하고 있어요. 25일 목동에서 호투한 박경태는 경기 직후 불려가 소변을 제출했어요. 야구가 다른 구기 종목에 비해 정적이라고 하지만 경기를 뛴 선수가 바로 소변을 제출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다행히 금세 요기를 느꼈고 10분도 안 돼서 임무를 완수했어요. 서둘러 숙소로 돌아가려는 순간, 갑자기 충분하다고 했던 ‘양’이 부족하다고 더 달래요. 뭐 주고 싶다고 금방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많은 양을 말했으면 충분히 주고도 남았을 것을 갑자기 이러면 곤란해요. 도핑테스트도 선수의 의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혼신을 다해 30분 만에 또 한번 제출을 무사히 끝내고 총총 걸음으로 목동구장을 빠져나갔어요.
○넥센 비밀병기들의 만담
넥센은 투수양성과 관련해서는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아요. 해가 지나면, 또 다른 투수가 튀어나와요. 유망주간의 경쟁은 어느 팀보다 치열할 수밖에 없어요. 스프링캠프에서 150km의 강속구를 던져 화제가 된 김영민은 26일 1군에 올라왔지만 아직 마운드에 서지 못했어요. 19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김상수도 25일 KIA전에서 4이닝 1실점한 후 주로 불펜에서 몸만 풀었어요. “왜 안 나오느냐?”는 질문에 김상수는 “비밀병기라서 그렇다”며 웃어요. “마음만은 10승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은 넘쳐요. 옆에 있던 김영민은 “자기도 비밀병기”래요. 김상수가 “누가 군대라도 가면, 바로 우리가 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농담을 던지자, 김영민의 한 마디가 걸작이에요. “야, 그 때 되면 또다른 애들이 튀어나와.” 김상수도 고개를 끄덕였어요.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기보다,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느껴져요.
○정인욱, 이대호보다 최형우가 더 어려워
삼성 투수 정인욱은 요즘 팀 선배 최형우 얼굴 대하기가 가장 힘들어요. 꼭 빚진 사람 만나는 기분이에요. 왜냐면 정인욱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이대호에게 3연타석 홈런을 맞았거든요. 정작 당사자인 본인이야 후딱 잊어버리는 성격이라서 털었지만 최형우 선배를 볼 면목이 없어졌어요. 최형우가 전까지 11홈런으로 여유 있는 1위였는데 이대호가 3연속 홈런을 날리면서 순식간에 공동 1위가 됐거든요. 이후 최형우는 정인욱을 보면 “이대호 홈런 쳤다”를 주입시켜 몸둘 바를 모르게 한대요.
게다가 28일 KIA전에서 이대호가 또 홈런을 터뜨려 아예 단독 1위로 치고나가자 정인욱은 더 미안해졌어요. 29일 SK전 훈련을 마친 후 공을 줍다가 최형우가 “이대호, 어제도 홈런 쳤다”고 ‘통지’를 했기 때문이죠. 현재 팀 사정상 엔트리에서 제외된 정인욱의 1군 복귀전은 하필 롯데전이 될 것 같은데요. 자기 승리보다 어떡하면 이대호한테 홈런을 안 맞을지를 은근히 노심초사하더군요. 등판 시, 좌익수에 서 있는 최형우를 생각하면 뒤통수가 꽤 따가울 것 같네요.
○야구에도 ‘트리플 더블’이 있다?
농구에서 득점, 리바운드, 도움 등을 동시에 10개 이상하면 ‘트리플 더블’이라고 해요. 쉽게 나오지 않는, 영광의 기록이에요. 그런데 요즘 야구에서도 ‘트리플 더블’이란 신조어가 생겼어요. 개인 기록이 아니라, 팀 기록이에요. ‘득점-안타-4사구’에서 모두 두자릿수를 만들어내는 걸 말해요. 당연히 만들어내는 팀은 기분 좋지만, 당하는 팀은 뼈아파요. 롯데, 28일 광주 KIA전에서 12안타-11볼넷을 얻으며 9-0으로 이겼어요.
득점에서 1점 모자라 ‘트리플 더블’ 놓치고 ‘더블-더블’에 그쳤어요. 재미난 것은 대기록 희생양이 될 뻔한 KIA가 올 시즌 첫 ‘트리플 더블’을 만들어냈다는 점이에요. 지난 17일 광주 LG전이었어요. KIA는 11-0으로 이기면서 13안타 때리고 볼넷 10개 얻었어요. ‘시즌 1호 트리플 더블’이었어요. 롯데전이 ‘더블더블’로 끝난 뒤 KIA 관계자는 그래요. “할 때는 그렇게 좋은 줄 몰랐는데, 당할 뻔하니 가슴이 철렁한다”고요.
[스포츠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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