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파워엘리트 50인 설문, 60% “KIA가 우승”

입력 2011-06-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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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상현. 스포츠동아DB

김상현 롯데전 투런 쾅!
이제 MVP를 차지했던 2009년의 바로 그 김상현으로 확실하게 돌아온 듯하다. KIA 4번타자 김상현이 29일 사직 롯데전 3회초 1사 1루서 시즌 9호 좌월2점홈런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김상현의 타격이 불이 붙으면서 KIA는 1위 삼성과 2위 SK를 강력히 위협할 대항마다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스포츠동아가 실시한 전반기 결산 50인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응답자가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점쳤다. 막강 선발진에 김상현이 살아나면서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의 전력을 되살려내고 있는 KIA다.

2011 한국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삼성 SK KIA LG의 상위 4팀과 두산 롯데 한화 넥센의 하위 4개팀이 대칭형 구도를 이루면서 나름의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4위와 5위간 간격이 제법 벌어져 있지만, 정규시즌이 반 가까이 남아 있어 현재와는 다른 의외의 구도로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포츠동아는 이에 반환점을 돈 페넌트레이스를 돌아보며 현장에서는 잔여 시즌 판도를 어떻게 보는지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에는 코칭스태프 2명과 선수 2명, 프런트 1명 등 8개 구단에서 각 5명씩과 전문가그룹 10명 등 야구계 파워엘리트 총 50명이 참가했다.


○한국시리즈 패권? SK보다 KIA!

‘현 시점에서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예상한다면’이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팀은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던 SK가 아닌 ‘투수 왕국’으로 불리는 KIA였다.<그래픽 참조>

‘도저히 한 팀을 꼽을 수 없다’는 응답자들의 의사를 반영해 복수응답을 인정했을 때 KIA는 총 30표를 얻었다. 응답자 중 60%가 KIA를 언급해 KIA가 2009년에 이어 2년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를 지목한 답변은 이보다 조금 떨어지는 24명(48%)이었다. 삼성은 14표를 받았고, LG와 두산 역시 각각 1표를 얻었다. 현 4강 구도에 편입돼 있지만, 상대적으로 LG의 우승 가능성을 점친 응답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복수응답자를 제외하고, 단일팀을 지목한 응답자만을 파악했을 때 역시 SK(10명)보다 KIA(15명)를 지목한 전문가가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제3구단 운영팀장은 “8개 구단 중 아무래도 KIA의 선발 투수진이 가장 탄탄하다”면서 “특히 이범호 영입으로 나타나는 현 분위기는 2009년 우승 당시 ‘김상현 효과’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SK를 꺾을 수 있는 팀은 KIA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모 해설가 역시 “2년 전 우승 경험도 있는데다 SK에 비해 전체적인 안정감에서 KIA가 우위를 점한다”면서 “단기전에서는 로페즈나 윤석민 같은 선수를 마무리로 쓸 수도 있다. 불펜에 가세한 김진우까지 좋은 활약을 해 준다면 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며 KIA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또 다른 해설위원은 “최희섭과 김상현이 전반기에 좋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 성적을 보였다는 것은 그만큼 KIA의 폭발력이 엄청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반면 하위권 팀의 한 선수는 “KIA보다는 SK가 더 힘이 있다. 전체적으로 짜임새도 좋고, 무엇보다 선수들 스스로가 게임을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SK의 손을 들었고, 다른팀 모 선수 역시 “SK는 이기는 법을 아는 팀”이라며 “꼭 1점이 필요할 때 점수를 낼 줄 아는 플레이를 한다. 이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현 4강 구도, 끝까지 갈 것=60%

29일 현재 4위 LG와 5위권 팀 간격은 5게임 안팎까지 벌어져 있다. 그렇다면 현 4강 구도가 시즌 끝까지 간다고 볼 수 있을까.

응답자 50명 중 30명, 즉 과반수가 넘는 60%의 전문가가 “변화 없이 현재 4강팀이 가을 잔치에 진출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3게임 간격을 줄이는데 한 달 이상이 걸린다는 현장 분위기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위권팀의 한 코칭스태프는 “4위와 5위의 승차가 얼마 안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한번 연승을 타면 쉽게 뒤집어질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적은 차이가 아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현 4강 구도가 끝까지 간다고 보는 것이 정답”이라고 답했다.

모 해설가는 “4강 아래 네 팀 중 올라갈 수 있는 팀은 그나마 롯데와 두산인데, 롯데는 뒷문이 너무 헐거워 어렵다고 본다. 두산은 선발과 마무리가 전체적으로 무너져 쉽지 않다”고 했다. 상위 4개팀 전력이 탄탄해서라기보다, 상위권의 균열을 유도할 능력을 갖고 있는 하위권 팀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40%,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비율의 응답자가 “분명히 한번 이상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이라고 내다봤다는 점도 주목해야만 한다.


○4강에서 추락할 1순위 팀은 LG

전체 설문대상자 50명 중 20명이 ‘현 4강 구도는 변동 가능하다’고 답변했는데 이 중 절대 다수는 “4강 팀에 변화가 생긴다면 추락 가능성이 높은 팀은 LG다. LG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가장 불안하다”고 내다봤다. 5위권과 제법 간격이 벌어져 있지만, 아무래도 LG의 공수 전력에 대해 비관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현 4강 구도가 그대로 갈 것’이라고 대답한 30명을 제외하고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답한 20명에게만 추가로 설문한 결과, ‘현 4강 팀 중 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20명 중 무려 18명이 지목한 LG였다. 복수응답 없이 ‘LG가 유력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상위권에 속해있는 모 팀의 한 선수는 “LG는 위력적인 투수도 없고 게다가 마무리도 없다. 아무래도 4위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똑같이 20명만을 대상으로 ‘하위 4팀 중 올라갈 팀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롯데와 두산이 각각 9표씩을 받았고, 한화를 꼽은 전문가도 3명 있었다(복수응답 인정).

“분명히 8월에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한 해설가는 “LG가 앞으로 다가올 크고 작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 남아있는 경기를 생각하면 LG와 두산의 현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지만 두산은 전력이 워낙 탄탄한 팀이다. 두 팀이 8월 말에 매우 근접한 차이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모 선수는 “LG는 마운드 힘이 시즌 초반보다 너무 많이 떨어졌다. 하위권에서는 두산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구단 한 선수는 “롯데는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팀이다. 방망이도 LG보다는 훨씬 위다”며 롯데의 4강 진출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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