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전의 발판을 만든 영웅들이 돌아왔다. 2-3으로 뒤진 6회 2사 만루서 삼성 김상수의 싹쓸이 2루타 때 홈을 밟은 주자 진갑용(20번), 조영훈(26번), 정형식이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고 있다. 대구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미국 359·일본 370경기보다 빨라
심리 결정구 체력 3박자 모두 갖춰
불펜서 몸 풀면 이젠 ‘공포’의 대상
최연소·최소경기 200S의 힘심리 결정구 체력 3박자 모두 갖춰
불펜서 몸 풀면 이젠 ‘공포’의 대상
한국프로야구가 다시 한번 일본과 미국을 뛰어넘는 위대한 기록을 세웠다. 일본, 미국에 비해 비교적 역사가 짧은 서른 살 한국프로야구, 그러나 역대 최소경기 200세이브 만큼은 한국이 최고가 되는 순간이었다.
12일 대구구장. 삼성이 KIA에 6-3으로 앞선 7회 갑자기 3루쪽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선발 윤성환이 6.2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뒤 권혁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상황. 오승환이 덕아웃에서 걸어 나와 천천히 몸을 풀자 9426명의 대구 관중은 모두 한 마음으로 삼성의 승리를 확신했다.
안지만이 나지완에게 안타를 허용해 8회초 2사 1루. 대구구장은 다시 관중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스피커에서 웅장한 음의 ‘(쿵쿵), 둥둥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터져 나오자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오승환’을 외쳤다. 테마음악과 함께 위풍당당하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안치홍을 단 공 4개로 삼진으로 요리하고 당당하게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4구째는 시속 151km의 빠르고 묵직한 공, 알고도 못 친다는 오승환의 돌직구였다. 8회초 추격에 실패한 KIA는 8회말 1점을 더 내줬고, 9회 오승환의 대기록 달성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이 있었기 때문에 삼성 타선은 ‘단 1점만 앞서면 이길 수 있다’고 힘을 냈고 불펜 투수들은 ‘내 뒤에는 오승환이 있다’고 자신했다. 반대로 KIA는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는 오승환을 보면서 추격의지가 꺾였다. ‘8∼9회는 역전이 힘들다’는 공포는 5회 이후부터 이미 상대팀을 압박한다. 바로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힘이다.
특히 심리적 강인함,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확실한 직구, 불규칙한 등판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관리까지 마무리 투수에게 필요한 3박자를 모두 갖춘 오승환이기 때문에 그 위력은 더했다.
이날 오승환은 1.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삼성의 승리를 지키면서 단 334경기 만에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일본프로야구 최소경기 200세이브는 사사키 가즈히로(당시 요코하마)의 370경기.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 6월 8일 조내선 파펠본(보스턴)이 작성한 359경기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입문했기 때문에 최연소 200세이브는 세계기록에 뒤지지만 한국프로야구에선 1982년 7월 15일생으로 만 29세 28일로 종전 구대성의 37세 11개월 12일(432경기)을 크게 뛰어넘었다.
대구 |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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