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여기는 쿠웨이트] 박주영 지상과제? 박지성 같은 카리스마!

입력 2011-09-0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주영은 올 초 대표팀에서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의 뒤를 이어 ‘캡틴’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러나 박지성의 빈 자리를 모두 채우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더 많은 과제를 극복해야 박지성과 같은 레벨에 설 수 있다. 고양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캡틴 vs 캡틴…박주영, 박지성 넘으려면…

위기때 동료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십
소속팀서 주전 확보…최고의 컨디션 유지
자신에 쏠린 관심·부담감 다스릴 줄 알아야
최근 한 조사에서 ‘한국축구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박지성(30·맨유)이 2위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세계적인 명문클럽에서 활약하면서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쿠웨이트에서도 박지성의 인지도는 매우 높다. 한국대표팀이 훈련하는 곳을 찾은 쿠웨이트 축구관계자들이나 팬들은 박지성에 대한 질문을 빼놓지 않는다. 그가 대표팀에서 은퇴했음에도 한국축구는 여전히 박지성으로 대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지성의 뒤를 이을 선수는 박주영(26·아스널)이다. 박지성에 이어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박주영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 아스널로 이적했다. 맨유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을 보유한 클럽이다.

그가 아스널 소속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았지만 쿠웨이트에 거주하는 아스널 팬들은 한국대표팀 훈련장을 방문해 박주영을 주목했다. 박주영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사서 사인을 받아간 팬도 있었다. 박주영이 선배 박지성과 같은 대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시험대에 섰다. 많은 도전 과제들이 박주영을 기다리고 있다.


○빅리거로서의 리더십

박주영은 대표팀에서 후배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긴 하지만 박지성 만큼은 아니다. 박주영은 8월 한일전에서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리더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위기상황에서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자 대표팀에 박지성, 이영표와 같은 리더가 없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위기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동료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박지성은 남달랐다. 대표팀에서 활약할 당시 팀이 위기 상황에 있을 때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만큼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맨유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후배들에게 전파해 대표팀 전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됐다. 또 대표팀 운영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등 리더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쟁


경기력에서도 중대한 시험무대에 섰다. 그는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주전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금까지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힘겨운 주전경쟁에 휘말려본 경험이 거의 없다. 그는 줄곧 많은 출전기회를 잡으며 안정적으로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비 시즌에 이적문제로 팀 훈련을 많지 못한 박주영에게는 이번 도전이 힘겨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박지성의 경우를 보자. 박지성은 맨유에 입단한 이후 꾸준하게 출전기회를 잡았다. 입단 후 첫 시즌에 3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공격력 논란도 있었지만 그는 많이 뛰고, 적극 수비에 가담하는 자신만의 장점으로 승부를 걸어 살아남았다. 중요한 경기에서 뛰어난 플레이를 펼쳐 맨유의 확실한 주전이 됐다.

매년 벌어지는 포지션 경쟁에서도 승자로 남는 등 엄청난 압박감과 부담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관심과 부담을 이겨내야


7일 쿠웨이트전을 마친 박주영은 곧바로 영국으로 날아가 팀에 합류한다. 한국 팬들 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받는 선수가 됐다. 박지성은 세계적인 선수에게 집중되는 시선과 관심에 대한 부담감을 여러 차례 털어놓은 적이 있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많은 비난에 시달릴 수도 있다. 박지성도 맨유 입단 초기에 공격 포인트가 많이 나오지 않자 “마케팅용 선수다”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박주영이 아스널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한다면 한국축구에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많은 이들이 그가 박지성 못지않은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박주영의 어깨는 그만큼 더 무겁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박지성처럼 많은 관심과 부담감을 다스릴 줄 알아야만 세계적인 명문클럽에서 성공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다.

쿠웨이트시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m 트위터@gtyong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