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동열-故 최동원. 스포츠동아 DB.
첫대결 선동열 1-0 승…두번째는 최동원 2-0 완봉승
세번째 연장 15회 2-2 무승부…끝까지 마운드 지켜
투구수 합계 무려 441개…프로야구 최고 경기 찬사
■최동원 vs 선동열 누가 더 셀까세번째 연장 15회 2-2 무승부…끝까지 마운드 지켜
투구수 합계 무려 441개…프로야구 최고 경기 찬사
타계한 ‘무쇠팔’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과 ‘국보’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은 한국 야구가 낳은 불세출의 스타이자, 한국 프로야구사를 대표하는 역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5살 터울의 4년 선후배 사이였던 둘은 영남(최동원)과 호남(선동열), 연세대(최동원)와 고려대(선동열), 롯데(최동원)와 해태(선동열)라는 관계까지 엮여 그야말로 자웅을 겨룰 수 없는 필생의 라이벌이었다.
현역 시절 두 투수는 세 번의 맞대결을 펼쳤고, 1승1무1패로 끝난 세 번의 승부에서 둘 모두 완투하는 그야말로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믿기 힘든 역사적인 명승부를 펼쳤다. 둘의 맞대결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도 그래서다.
둘의 첫 맞대결은 1986년 4월, 사직구장에서 펼쳐졌다. 결과는 해태의 1-0 승리. 1년전 데뷔한 선동열의 프로 통산 첫 완봉승이었고, 3회 송일섭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완투패를 당한 최동원은 1년전부터 이어진 연승행진을 12에서 마감했다.
4개월 후 두 번째 맞대결 역시 사직에서 성사됐다. 이번에는 최동원이 승자였다. 최동원은 2-0 완봉승을 챙겼고, 선동열은 완투패를 떠 안았다. 선동열이 내준 2점은 모두 수비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세 번째 맞대결은 이듬해인 1987년 5월 16일 진행됐다. 세 번 명승부 중에서도 하이라이트였고, 이번에도 장소는 사직구장이었다. 당시 스물 아홉으로 최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던 최동원과 스물 네 살로 프로 3년차였던 선동열은 한국 프로야구사에 전설처럼 남아있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이날 경기는 연장 15회까지 이어진 혈투끝에 2-2로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최동원과 선동열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마치 자존심 싸움을 하듯, 꿋꿋하게 버텼다. 선동열의 투구수는 232개, 최동원은 209개였다. 둘의 투구수 합계는 무려 441개에 이르렀다. 선동열의 기록은 현재까지도 한 경기 최다투구수로 남아있다. 승자와 패자는 없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한 두 사람의 15회 연장 무승부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 경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둘의 맞대결은 15회 무승부를 끝으로 더 이상 성사되지 않았지만 최동원에게 선동열은 ‘후생가외’의 교훈을 깨닫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게 한 훌륭한 후배였고, 선동열에게 최동원은 나아갈 길을 일러준 위대한 선배였다. 둘 모두 역대 최고로 손꼽힐만한 빼어난 직구를 뿌렸지만 커브(최동원)와 슬라이더(선동열)라는 각기 다른 명품 변화구를 구사했다는 차이점도 있다.
선동열은 1.20으로 프로야구 통산 방어율 1위, 최동원은 2.46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동열이 수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켰지만 최동원은 유일무이한 한국시리즈 4승이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는 투수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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