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컵 PO 28위…최종전 턱걸이
최경주 등과 1000만달러 우승샷 도전
마지막 18번홀 페어웨이. ‘바람의 아들’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두 번째 샷을 날린 뒤 정지화면처럼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약간 얇게 맞은 공은 낮게 날아가다 왼쪽으로 휘어지며 간신히 해저드를 넘겨 그린에 떨어졌다. 만약 이 공이 연못에 빠졌더라면 양용은은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 좌절될 위기였다. 양용은은 앞선 16번홀에서도 위기가 있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놓쳤지만 그린 앞에서 친 칩샷이 홀인 되면서 행운의 버디가 됐다. 최경주 등과 1000만달러 우승샷 도전
19일(한국시간) 끝난 미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차전 BMW챔피언십에서 양용은은 위기 때마다 돋보이는 집중력으로 투어 챔피언십 막차를 타는 데 성공했다. 공동 12위에 올라 페덱스컵 랭킹 28위로 30위까지 주어지는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16번과 18번홀, 두 번의 위기 탈출로 최소 3억 원 이상을 번 셈.
양용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6번홀 칩인 버디는 1억 원짜리 칩인이었습니다. 18번에서는 물에 빠지는 줄 알고 주저앉고… 정말 얼마 만에 이런 살 떨리는 경기를 한건지”라고 밝혔다.
22일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은 말 그대로 돈 잔치다.
우승자에게는 대회 우승상금 135만 달러 이외에 1000만 달러(한화 100억원)의 보너스 상금이 주어지고, 꼴찌를 해도 최소 3억 원 이상의 상금을 받는다. 투어챔피언십은 앞서 열린 3개 대회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누적 포인트가 소멸되고 1위부터 30위까지 재조정된 포인트가 부여된다.
BMW챔피언십까지 1위에 오른 웹 심슨(미국)의 누적 포인트는 5261점이었지만 투어 챔피언십부터는 2500점으로 변경된다. 2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3841점에서 2250점으로 바뀌고, 13위인 최경주(41·SK텔레콤)는 1771점에서 440점, 1663점을 받아 둔 양용은은 230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에게는 2500점, 2위는 1500점, 3위는 1000점이 주어진다. 따라서 양용은에게도 역전의 희망이 남아 있다.
최경주와 양용은은 투어챔피언십 두 번째 출전이다. 샷 하나에 수억 원이 걸려 있는 ‘쩐의 전쟁’의 결과가 주목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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