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커] 빨리 A매치 출전…날 증명하고 싶다

입력 2011-10-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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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현승이 4일 파주NFC에서 열린 훈련에서 다부진 표정으로 헤딩 연습이 몰두하고 있다. 파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서울서 전남 임대 된 후 이 악물었죠
노는 것 줄였더니 첫 태극마크 행운
기성용·이청용·지성선배 보며 자극
최고 공격형 MF 이니에스타 롤모델
조광래호 첫 승선 전남 이·현·승

이현승(23·전남 드래곤즈)은 ‘최연소의 사나이’다.

17세인 2006년 전북에 입단해 그해 17세4개월 만에 ‘최연소 골’을 기록했고, 2007년에는 18세4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도움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현재 대표팀 주축 멤버인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턴)과 나이가 같다. ‘쌍용’과는 2007년 캐나다 U-20청소년월드에 함께 출전했다. 그러나 ‘최연소의 사나이’란 별명이 무색하게 성인대표팀 발탁은 또래들보다 한참 늦었다.

이현승은 7일 폴란드와 평가전,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을 앞두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팀 명단 발표 이틀 뒤였던 9월28일 이현승과 카카오톡으로 인터뷰를 했다.


● 저 아이큐 130 넘어요


-대표팀 발탁 소감은.

“기분이 좋았어요.”


-(급 당황한 기자) 그냥 기분이 좋았나요. ^^; 다른 느낌은 없나요.

“예 그냥 기분 좋았는데…. 아버지께서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이현승 에이전트 듀즈 이승태 사장에 따르면 이현승은 평소에도 내성적이고 말이 없다고 한다. 이 사장이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고 ‘현승아 축하한다. 기분 너무 좋다’고 전화하자 ‘예. 사장님’이라고 짧게 대답해 힘이 쭉 빠졌다고.)


-파주에 오랜 만에 가는 느낌은.

“4년 전(U-20대표 당시)에는 매일 가던 곳이라 마치 안방 같았는데 이번에는 어색할 것 같아요.”


-냉정히 말하면 대표팀에서 많은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적은데요.(이현승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 대표팀은 기성용-이용래가 수비형 미드필더 붙박이고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구자철이 버티고 있다.)

“잘 알고 있어요. 짧은 시간에 제 장점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해요.”


-초등학교 때 아이큐가 130이었다면서요. 높은 편이었네요.

“예. 130이 넘었던 걸로 기억해요. 근데 초등학교 때는 저 말고도 다 머리 좋지 않아요? 머리를 안 써서 그렇지. ㅎㅎ”


● 선배 박지성처럼

화제를 바꿨다. 이현승은 벌써 프로 6년차다. 수원공고 출신으로 고교 졸업 전에 프로에 입문했다. 2010년 전북에서 서울로 트레이드된 뒤 그해 겨우 3경기를 뛰며 자리를 못 잡다가 올 시즌 임대로 전남 정해성 감독의 부름을 받아 광양으로 내려갔다.


-고교 2학년 마치고 프로에 입단할 때 고민은 없었나요.

“공고 특성상 3학년 때 취업을 하면 수업을 들은 것으로 처리해줘요. 그래서 큰 걱정은 안 했어요.”


-전북 최강희 감독 눈에 들어 프로로 왔는데 갑작스레 서울로 트레이드됐을 때 충격은 안 받았나요.

“언론에 나고 발표되기 전까지 전혀 몰랐어요. 좀 아쉬웠죠. 제가 4년 동안 실력이 늘지 않았으니 감독님이 트레이드 대상에 올려놓지 않았겠어요?”


-전남으로 임대될 때는 어땠나요.

“무조건 게임에 뛰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작년(2010년)처럼만 되지 말자고요.”


-또래인 기성용이나 이청용을 보며 자극을 받은 적은 없나요.

“당연히 (자극) 받았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어요.”


-본인은 어떤 점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나요.

“축구에 대한 열정? 마인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준다면.

“절실한 마음이라고나 할까요.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성용이나 청용이에 비하면 그게 아니었어요. 더 절실하게 운동한 선수들이 성공하는 것 같더라고요.”


-예전과 좀 달라진 점이 있나요.

“노는 것을 일단 줄였어요. 예전에는 주말에 외박 나가면 가끔 맥주도 한 잔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안 그래요. 친구들 만나도 좋은 음식 먹고 집에 일찍 들어가 푹 쉬어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지성의 고교 후배죠. 고교 다니면서 박지성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안 할 수가 없죠. 학교 안에 ‘지성관’이란 건물도 있었는데. ㅋㅋ 늘 그런 꿈을 꿨죠.”
롤 모델은 이니에스타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일단 A매치를 빨리 뛰고 싶어요. 그리고 전남이 꼭 6강에 들었으면 좋겠어요.”


-롤 모델이 혹시 있나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르셀로나 이니에스타(스페인 국가대표)요. 패스면 패스 드리블이면 드리블 못하는 게 없죠.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최고에요.”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 메시는 좋아하지 않나요.

“당연히 좋아해요. 그런데 메시는 제가 따라갈 수 있는 선수가 아니잖아요. 뭐랄까 좀 특별한 선수잖아요.”


■ 이현승?

▲ 생년월일:1988년 12월 14일
▲ 신체조건:172cm 71kg
▲ 학력사항:율전중-수원공고
▲ 프로경력:전북현대(2006∼2009) FC서울(2010) 전남(2011∼)
▲ K리그 활약도:112경기 출전(14골 13도움)
▲ 대표경력:2007캐나다 U-20월드컵 대표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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