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효-김현석. 스포츠동아·동아일보DB
대학 선후배…현역땐 1승1패 ‘장군멍군’
내일 준PO…13년만에 숙명의 리턴매치
‘스라소니’ 윤성효(49)와 ‘가물치’ 김현석(44)이 운명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윤성효 수원 삼성 감독과 김현석 울산 현대 수석코치는 연세대 선후배로 양 구단을 대표하는 레전드다. 김 코치는 1990년부터 12시즌을 울산에서만 뛰었다. 윤 감독은 1986년 한일은행에 입단해 포항-대우를 거쳐 창단 첫해인 1996년부터 4시즌 간 수원에서 활약했다. 뛴 기간은 많지 않아도 레전드로 인정받고 있다. 둘은 선수시절 수원, 울산 유니폼을 입고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어 한 번씩 우승을 나눠 가졌다. 공교롭게 둘 모두 팀에 창단 후 정규리그 첫 우승을 안겼다.
● 운명의 세 번째 맞대결
1990년대 중후반 수원과 울산의 대결은 지금의 서울-수원전 못지않았다. 1995년 말 삼성전자가 축구단을 창단하며 재계를 대표하는 라이벌 현대-삼성이 그라운드에서 맞붙는 격이었다. 김현석은 “수원과 경기 때는 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경기장에 들어갔다. 국가대표 한일전 못지않게 비장했다”고 회상했다.
울산과 수원은 1996년 전·후기리그 1위 팀 자격으로 각각 챔프전에 올랐다. 두 팀 다 라이벌을 꺾고 우승해야 할 이유가 뚜렷했다. 울산은 1983년 창단 후 처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수원은 창단 첫해 후기리그 1위 돌풍의 상승세를 이어가려 했다.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1차전부터 격전이었다. 양 팀 합쳐 경고가 6장, 퇴장이 1장 나왔다. 수원은 조현두의 결승골로 울산을 침몰시켰다. 1주일 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상황이 역전됐다. 수원이 경고 6장에 퇴장 1장, 울산이 경고 8장을 받을 정도로 역시 혈전. 김현석은 전반 31분 전매특허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려 흐름을 가져왔다. 결국 울산의 3-1 승. 김현석은 그해 MVP에 뽑혔다. 반면 윤성효는 홈 2차전에서 후반 41분 퇴장당하며 아픔을 곱씹었다.
두 팀은 2년 뒤인 1998년 챔프전에서 또 만났다. 이번에는 윤성효의 승리였다. 수원은 원정 1차전에서 신홍기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뒤 홈 2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며 정상에 섰다. 창단 후 수원의 정규리그 첫 우승이었고, 이후 이어질 전성기의 시발점이었다. 당시 윤성효는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뛰었고 김현석은 1차전 무득점에 이어 2차전은 뛰지 못했다.
23일 벌어지는 수원-울산의 준PO. 10년 이상 시간이 지났고 둘은 이제 선수가 아닌 코칭스태프로 보직을 바꿨다. 세 번째 대결에서는 누가 웃을까.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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