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스타] 김연경 “터키 남자랑 연애? 아 안돼, 몸에 털이…”

입력 2012-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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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일본에 이어 터키 무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연경은 해외리그 경험을 발판삼아 2012런던올림픽 본선 진출과 메달 획득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했다. 스포츠동아DB

코트 밖 그녀를 만나다


터키선 출퇴근족
숙소생활 벗어나 끼니도 스스로 해결
새해엔 더 예뻐지고 연애도 하고 싶다는

스물넷 푸른 사과
터키 남자를 만나보라는 동료의 말에
“안돼, 덥수룩한 털은 감당 안돼”


김연경(24·페네르바체)은 한국 여자배구의 상징이자 최고 에이스다. 2009년 해외로 진출하면서 국내 팬들의 시야에서는 사라졌지만,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뒤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터키리그에서 활약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공격, 블로킹, 리시브 등 레프트 공격수가 갖춰야할 삼박자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김연경은 2011 여자배구월드컵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바 있다. 올해 런던올림픽을 통해 재도약을 노리는 한국배구의 희비쌍곡선이 김연경의 어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세계적인 경쟁력 갖춘 유일한 선수

2005년부터 3년 연속 V리그 여자부 MVP를 수상한 김연경은 여자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2009년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두 시즌 동안 일본 JT마블러스에서 활약하며 지난 시즌 팀을 통합우승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일본 V리그 여자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뒤 지난 해 6월 터키 페네르바체로 이적했다.

이탈리아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로 손꼽히는 터키 리그에서도 김연경의 활약은 멈추지 않고 있다. 같은 팀 소속의 세계적인 공격수 류보프 소콜로바(34·러시아), 로건 톰(31·미국)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당당히 주전 레프트로 나섰다. 터키 리그는 4명의 용병을 보유할 수 있지만 경기엔 2명밖에 나서지 못한다. 자연히 경쟁이 치열하다.

김연경은 “다행히 감독님이 나를 많이 믿어주시는 것 같다”며 겸손해했지만 페네르바체의 귀마레스(브라질 국가대표 감독) 감독이 그녀를 아끼는 이유는 따로 있다.

김연경 만큼의 공격력을 가진 세계적인 선수들은 많지만 리시브와 블로킹까지 겸비한 선수는 드물기 때문. 김연경은 지난해 여자배구월드컵에서도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변함없는 공수능력을 발휘하며 진가를 입증했다.

소속팀 선수들도 그녀의 공격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우리 팀 리베로가 ‘네 볼은 정말 못 받겠다. 다른 선수들과는 뭔가 다르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듣고 자신감을 많이 가졌다.”

● 프로다운 철저한 자기관리

한국, 일본, 터키리그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특히 해외에 진출한 2009년부터는 철저한 자기와의 싸움이었다. 소속팀에서 모든 것을 챙겨주는 국내와는 시스템 자체가 다르다. 따로 집을 구해 혼자 생활하며 식사를 해결하고, 팀 스케줄에 맞춰 출퇴근을 해야 한다.

터키리그는 게임수도 많다. 일주일에 평균 2∼3게임을 소화한다. 리그와 유럽챔피언십을 병행하기 때문이다. 이동 거리도 만만치 않다. 유럽챔피언십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전역을 돌며 열린다. 힘들 수밖에 없지만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처럼 숙소생활을 하면 운동에만 집중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프로선수라면 스스로 자기관리를 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진짜 프로다.”

일본과 터키 생활은 김연경을 더 크게 성장시켰다.

“일본에서 상대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배구를 배웠다면 터키에서는 파워 넘치면서도 다양한 훈련 시스템을 지닌 유럽배구를 배우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히며 항상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많다.”

①(좌)김연경은 페네르바체 클럽하우스 근처에 마련된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한다. ②(우)같은 터키리그 베식타스팀에서 뛰는 카노 마이코(일본)와 식사도중 장난스럽게 한 컷.사진제공|김연경



● 터키 남자요? 제 스타일 아니에요

스물넷 김연경은 더 예뻐지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팀 동료들은 김연경에게 ‘터키 남자를 만나보라’고 권한다고 한다. 하지만 김연경은 “내 스타일은 아니다. 일단 남자들이 몸에 털이 너무 심각할 정도로 많다”며 웃었다.

외로움은 동료 선수들과 어울리며 해결한다. “팀 내에서는 영어로 대화한다.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터키 선수들이 집으로 초대도 하고 브라질, 러시아 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또 일본국가대표인 카노 마이코(23·베식타스)와 친한데 차로 15분 거리에 살고 있어 자주 만나 식사를 하곤 한다.”

타국에서의 외로움과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도 김연경의 마음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것은 올림픽 본선 진출과 메달이다. 김연경은 “매일 그 생각으로 가슴이 뛴다. 선수들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협회의 체계적인 지원과 팬들의 성원이 이어진다면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올림픽을 향한 꿈과 열정을 드러냈다.

● Who is Kim Yeon Kyung?


▲ 생년월일 : 1988년 2월 26일

▲ 신체조건 : 192cm/73kg

▲ 포지션 : 레프트

▲ 프로데뷔 : 2005년 흥국생명 스파이더스 입단

▲ 경력 : 2009∼2010 일본 JT 마블러스, 2011년 터키 페네르바체 아즈바뎀 소속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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