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표 용병들의 은밀한 매력

입력 2012-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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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자이언츠 새 좌완용병 쉐인유먼.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1.싸다
2. 검증됐다
3. 교체도 쉽다


언젠가부터 한국야구에 용병이 들어올 때, ‘대만 프로야구 출신’이 종종 눈에 띈다. ‘대만표 용병’을 곧잘 써먹었던 팀은 SK다. 레이번, 존슨, 매그레인 등이 대만야구를 평정한 뒤 한국에 입성했다. 그리고 롯데가 2012년 왼손 선발감으로 쉐인 유먼(사진)이라는 투수를 데려왔다. 스타일상, 군입대한 좌완 에이스 장원준의 자리를 메워야 될 용도다. 유먼은 대만 라미고에서 2011년 8월부터 잠깐 뛰었는데 8경기(46이닝)에서 5승1패 방어율 2.15를 올렸다.

그러나 한국야구가 대만표 용병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데이터 때문은 아니다. 20승에 방어율 1점대 투수였던 마이크 존슨이 실패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만표 용병을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되는데 무엇보다 큰 메리트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대만야구에서 대체로 용병은 10만 달러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 그나마 개런티 계약이 거의 없어서 중도 퇴출되면 잔여액을 못 받는다. 퇴출 제도가 아주 간단하고, 심지어 월 단위 계약도 있어서 신분보장이 불안하다. 이러다보니 30만 달러를 보장해주는 한국야구는 일종의 신분상승 무대다. 여기서 잘 하면 일본에 갈 수 있다는 동기부여도 된다.

둘째, 아시아야구를 경험했기에 인성 같은 것을 검증하기 쉽다. 또 이동이나 리그운영 방식 등 대만야구의 시스템 골격이 한국야구와 비슷해 적응이 용이하다는 측면도 있다.

셋째로 가격이 비교적 싼 만큼 적응에 실패해도 교체에 부담이 덜하다는 면이다. 메이저리그가 로스터를 확정짓는 4월 이후 미국 쪽에서 괜찮은 용병이 나올 수 있기에 갈아타는 타이밍도 적절하다.

반면 대만타자와 한국타자의 변화구 대처능력은 차원이 다른 점, 꿈보다는 돈을 쫓는 이들의 현실 등은 감수해야 될 부분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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