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희망이다] 김은중 “강원 이적 왜? 꼴찌반란 폼나잖아!”

입력 2012-0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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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김은중은 안주 대신 도전을 택했다. 강원F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그는 “K리그에 강원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했다. 강원 훈련복을 입고 포즈를 취한 김은중. 사진제공|강원FC

축구인생 마지막 도전 선언
강원 캡틴 김은중


서른 세살 새 도전 가족들도 응원
주장? 말보다 행동하는 선배 될 것
약팀이 강팀 잡는 게 축구의 묘미
껄끄러운 강원으로 팀 컬러 바꾼다

올해로 만 33세. 축구선수로는 황혼에 접어든 나이. 하지만 그는 안정적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대신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김은중(강원).
제주에서 2011시즌 K리그 최하위를 차지한 강원으로 이적해 반란을 꿈꾸고 있다. 2010년 중국으로 진출했다가 제주로 돌아와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2012시즌 K리그에 강원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했다.


- 요즘 어떻게 보내나.

“훈련을 시작했다.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올릴 생각이다. 지난 해 성탄절 전날 강릉으로 이사했다. 제주에 있던 짐을 모두 옮겨왔다. 그래서 연말을 바쁘게 보냈다. 강릉이 제주보다 추울 것 같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따뜻하다.”


- 강원으로 이적을 결심한 이유는.

“발전적으로 생각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팀을 옮기기로 했다. 제주에서 출전기회가 적어서 팀을 옮겼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제주에 있으면 안정적이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기회가 생겨 선택했다. 강원은 지난해 최하위다. 떨어질 때가 없다. 뭔가를 이루어내고 싶었다.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팀이라 생각했다.”


- 강원 이적을 추진할 때 주변의 반대가 심했을 것 같다.

“가족들은 내가 원하는 쪽으로 찬성했다. 친구 중 일부가 왜 제주에 중심역할을 하다 하위권 팀에 가느냐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앞으로 선수생활이 길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런 기회가 또 오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나 스스로에게 긴장감을 주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 강원에서는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등 책임이 무거울 텐데.

“축구가 1∼2명이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우리는 개인적인 능력을 가진 팀을 이기려면 자기가 가진 것을 버리고 팀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자신을 버려야 한다. 조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 강원의 주장이다. 선수단 분위기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강원에 처음 와서 선수들을 만났을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지난해 팀이 꼴찌를 해서 주눅들어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처음 제주에 갔을 때와 비슷하다.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어서 후배들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 어린 후배들이 많다. 어떤 부분을 강조할 것인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할 것이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는 안 된다. 후배들이 잘 따라줘야 한다. 난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이려고 하는 편이다. 화를 잘 안 낸다. 진짜 잘못했을 경우, 예를 들어 프로선수의 운동 자세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따끔하게 혼내기도 한다. 주장이라기보다 선배로서 역할을 다 할 참이다.”


- 제주에 있을 때 본 강원은 만만한 팀이었나.

“제주에 있을 때 강원과 4경기했다. 2010년 첫 경기를 5-0으로 이겼다. 2번째 경기도 4-1로 이겼다. 지난해 강원 만나면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다. 공짜로 승리를 얻는 그런 경기라고 봤다. 올해는 그런 이미지를 줘서는 안 된다. ‘저 팀은 어려운 상대다. 껄끄럽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 강호들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대전에 있을 때도 강팀을 만나면 더 재미있고, 의욕이 넘쳤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흥미로울 수 있다. 의욕적으로 나설 것이다. 강팀 이기면 사기가 높아진다. 약한 팀이 강팀을 잡는 게 축구의 묘미다. 모든 경기를 단 한 경기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총력전을 펼치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2012시즌 개인 목표는.

“특별히 목표설정은 하지 않았다. 팀 성적이 좋으면 개인 성적이 따라간다. 목표는 시즌 첫 경기 승리다. 제주에서도 느꼈던 부분이다. 2010년도 첫 경기가 부산 원정이었다. 어렵게 1-0으로 이겼다. 승리한 뒤 제주 선수들은 2∼3배의 자신감을 얻었다. 개막전이 가장 중요하다.”


● 김은중은?


▲ 생년월일 : 1979년 4월8일생

▲ 키/몸무게 : 184cm/80kg

▲ 포지션 : 스트라이커

▲ 학력 : 성내초-동북중-동북고(중퇴)

▲ 프로경력
- 대전(1997∼2003)
- 서울(2004∼2009)
- 제주(2010∼2011)
- 강원(2012∼)
- 프로통산 364경기 출전 103골 52도움

▲ 대표경력
- 1999 FIFA U-20 월드컵 대표
- 2000 올림픽대표
- 2002아시안게임대표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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