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언제나 즐거운 야구, GO!”

입력 2012-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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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선동열 감독의 행복한 도전

그리웠던 고향팀
물론 부담도 크다
카리스마 버리고
따뜻함으로 무장

달라진 선수들 눈빛
특급 FA 안부러워
끝까지 포기 않는
즐거움 드릴게요

선동열 감독은 삼성사령탑 시절 냉철한 모습이 강했다. 강한 카리스마로 스타군단 삼성 선수단을 장악했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1년의 시간이 흐른 2012년 고향팀 KIA에서 선 감독은 많이 달라져있었다.

붉은 색 유니폼처럼 따뜻하게 항상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을 살갑게 대하고 있다. 김진우와 한기주는 최근 “감독님을 졸졸 따라다니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대부분 팀에서 선수들이 엄격한 모습의 감독과 마주치는 것조차 피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KIA의 새해 훈련 시작 이틀째인 9일 광주구장은 인조 잔디 철거 공사를 시작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선수들은 오전 내내 훈련에 땀을 쏟았다. 선 감독도 멀찌감치에서 훈련장면을 지켜보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타 팀 선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상 최대 FA시장을 외면하고 조용히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그래서 2012년 KIA를 걱정하는 시각도 분명히 있다. 선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특급 FA선수가 입단해 인사하러 오는 것보다 겨우내 달라진 선수들의 눈빛을 보는 것이 훨씬 즐겁다”는 말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선 감독은 “한 달 동안 서재응과 김진우는 체지방률을 10%나 줄이고 왔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했다는 거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전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그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1번 이용규, 선발 윤석민을 제외하고 그 어떤 전력구상도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가능한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계획이다. 특히 투수육성은 스스로 팔을 걷어 부칠 각오다. 선 감독은 “뛰어난 자질을 가진 투수들이 많다.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마음가짐, 자신감을 갖고 던질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 나 역시 일본 진출 첫해 마운드가 두려운 적이 있었다. 같은 140km의 공도 자신감을 갖고 던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불펜의 선동열’을 진짜 선동열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자신의 등번호가 영구결번된 팀에 감독이 된 것은 선동열 감독이 처음이다. 그리웠던 고향팀, 물론 부담도 크다. 그러나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 “광주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이제 선 감독이 왔으니 무조건 우승이다’는 말을 한다. 당연히 부담도 있다. 하지만 지는 경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팬들에게 언제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행복한 도전의 시작이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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