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롯데 이승호 “스피드 보다 컨트롤”

입력 2012-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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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승호. 사진제공 = 롯데자이언츠

■ 24억 롯데맨 이승호

롯데 이승호가 선발로 뛴다. 2004년 선발 15승을 거둔 이후 8년만의 선발복귀다. 롯데와 24억원에 FA계약을 맺은 그에게 선발투수로의 복귀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는 선발 10승을 올해 목표로 잡았다. 몸도 마음도 선발투수로 전환이 필요하지만 그는 여유가 있다. 힘으로 타자를 상대하지 않고 다양한 변화로 대처해 나갈 생각이다. 이승호는 SK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롯데에서도 그는 자신보다는 팀을 위해 야구인생 후반전을 살아갈 계획이다. 롯데는 군에 입대한 15승투수 장원준의 빈자리가 크다. 그래서 ‘선발투수’ 이승호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 이승호가 말하는 이승호


타자가 치게끔 던지겠다
힘보다 맞혀잡기로 이닝·투구수 조절

‘33세때 15승’ 송진우가 롤모델
스피드 버리고 컨트롤·타이밍 승부수

목표는 3년 연속 10승
15승투수 장원준 공백 걱정마



● 이닝과 투구수를 조절하라

이승호는 2004년 15승 투수다. 선발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2004년 시즌뒤 어깨부상을 당했고 그후 그는 줄곧 불펜에서 던졌다. SK 불펜의 중심에서 활약했던 그가 롯데에서는 선발투수로 출발한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내심 군입대한 장원준의 공백을 이승호가 잘 메워주길 바라고 있다. 최근에 줄곧 불펜에서만 던진 그가 과연 선발로 풀타임을 뛸 수 있을까? 지난해 그는 64.1이닝을 던졌다. 2010년에는 89.2이닝, 2009년에는 106이닝을 던졌다. 불펜투수로 3년 동안 평균 87이닝을 던졌다. 이 때문에 최소한 이닝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두 번째는 투구수다. 이승호의 이닝당 투구수는 지난해 평균 18.3개다. 평균투구수를 16개로 줄이지 못하면 5이닝을 소화하기 힘들다. 그는 “불펜에서 던질 때와는 다른 볼배합을 할 것”이라고 했다.


● 3년 연속 10승으로 통산 100승 넘는다

이승호는 통산 73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꿈은 100승 투수가 되는 것이다. “3년 연속 10승을 올려서 100승을 넘어서고 롯데 성적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게 그의 각오다. 이승호는 송진우 한화코치를 배우고 있다. 통산 210승을 기록한 송진우 코치는 33세에 15승을 했다. 이승호처럼 빠른공과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던 송 코치는 30세가 넘어가면서 스피드보다는 컨트롤과 타이밍으로 타자를 상대했다. 선발투수 이승호는 마음부터 이미 변하고 있다. “불펜에서 던질 때는 타자가 못치게 하려고 던졌지만, 선발로 나가서는 타자가 치게끔 던질 생각입니다.”


● 내 피칭은 직구

군산상고 시절부터 150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신인왕을 차지했던 2000년과 15승을 했던 2004년에도 그의 베스트는 직구였다. 막강 SK 불펜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도 그같은 직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는 직구 때문에 힘들었다.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자신의 공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투구 밸런스가 깨지면서 공의 회전이 나빠졌고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정통파든 기교파든 직구회전이 불안해서는 다음 구종을 자신있게 구사하지 못한다. “솔직히 시즌뒤 FA계약이 걱정될 정도였어요. 다행히 막판에 밸런스를 찾아서 큰 고비를 넘겼죠.” 그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 4가지 구종을 갖고 있다. 직구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선발투수로 충분히 싸울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 SK전 선발등판 기대된다

SK에서 12년을 뛰었다. 모두가 가족같은 선수들이다. 롯데에 합류하기전 겨울훈련도 SK 후배들과 함께 했다. “SK전 선발이요? 기대가 됩니다. 저 뿐만 아니라 SK 선수들도 재미있을 거예요.” 그는 SK에서 야구를 배웠다고 했다. 신인왕과 선발 15승, 부상과 재활, 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롯데 이적까지 모든 시간이 소중했다. “공 하나의 소중함을 알았고 팬들 앞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배웠습니다.”


● 사직구장 선발의 꿈

이승호가 생각하는 최고의 팬은 사직구장 롯데팬이다. “사직에 올 때마다 설레임이 있어요. 롯데 팬들 때문이었죠.” 롯데와 계약을 마치고 “사직구장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시즌 선발투수로서의 성공만을 생각하겠다고 했다. ‘안되면 불펜으로 가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건 선발투수로서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롯데팬들이 더 열광할 수 있도록, 이승호 잘 데려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습니다.” 이승호는 책임감이 강한 투수다. 공 하나 하나를 던질때 그처럼 집중해서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다. 롯데에서 그가 과연 어떤 투수로 거듭날지 기대된다.

■ 양승호 감독 “야구 잘 배운 선수…선발도 믿는다”


● 야구를 잘 배운 선수 = 이승호에 대한 믿음이 있다. 함께 한 적은 이 번이 처음인데 SK 유니폼을 입고 던질 때마다 신뢰할 만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승호는 야구를 잘 배운 선수다. 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 선발로 준비하라고 했다 = 8년만에 선발로 전향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이 많고 정신력이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해낼 걸로 믿는다. 솔직히 장원준의 공백이 크다. 승호는 불펜으로도 좋은 선수지만 선발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


● 변화를 주는데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 팀도 바뀌었고 보직도 바뀌었다. 투구패턴에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자신의 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할 때는 과감하해야 한다. 두려움이 없다면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좋은 시즌이 될 것이다.

■ 양상문 해설위원 “불펜서 더 막강한데…선발은 글쎄”


● 쉽지 않은 도전 = 이승호는 불펜에서 검증받은 투수다. 승호가 불펜에서 던진다면 롯데 불펜은 한층 강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정대현과 이승호가 함께 던질 때는 분명 시너지 효과가 있다. 선발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 투구수 관리가 첫 번째 = 이승호는 볼카운트 2-3가 많은 투수다.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지키려면 투구수 관리가 중요하다. 투구수 100개로 5회밖에 못 던진다면 선발투수가 될 수 없다. 평균 18개인 이닝당 투구수를 16개로 줄여야 한다.


● 맞혀잡는 피칭을 해야 한다 = 이승호의 피칭은 공 하나 하나가 전력투구다. 불펜투수 대부분이 그렇지만 선발은 다르다. 야수를 믿고 맞혀잡아 나가야 한다. 야구의 새로운 재미다. 선발투수로서 성공의 열쇠이기도 하다.

● 롯데 이승호는?


▲ 생년월일 = 1981년 9월9일생

▲ 출신교 = 군산남초∼군산남중∼군산상고

▲ 신체조건 = 176cm, 82kg

▲ 프로경력
- 2000년 쌍방울 1차지명
- 2000년 SK 입단∼2012년 FA로 롯데 이적(4년 총액 24억원)

▲ 주요경력
- 2000년 시드니올림픽
-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 2009년 WBC 국가대표

▲ 통산성적 = 374경기 73승 64패 41세이브 22홀드 943삼진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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