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 자리는 하나뿐인데…김상현-최희섭 둥지싸움

입력 2012-0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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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한 ‘CK포’가 1루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KIA 코칭스태프는 최희섭(오른쪽)의 트레이드를 염두에 두고, 김상현에게 1루 수비훈련을 시켜왔다. 스포츠동아DB

김상현 전훈캠프서 1루수 훈련
최희섭 KIA잔류로 선의의 경쟁
2009년 69홈런과 227타점을 합작한 ‘CK포’ 최희섭과 김상현이 1루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단 3년 만에 현실이 됐다. 2009년 우승 주역인 두 거포가 만나는 1루. 이 경쟁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낳느냐에 따라 2012년 KIA의 행보도 달라진다.

KIA는 지난해 말부터 최희섭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했다. KIA 프런트는 현장 사령관에게 당연히 이 같은 뜻을 알렸고 동의를 구했다. 코칭스태프는 최희섭이 KIA를 떠날 경우 김상현이 1루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1루=김상현’으로 전력구상이 시작됐고 김상현은 계속 1루수 연습을 해왔다.

그러나 최희섭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KIA에 남았다. 김상현은 애리조나 캠프에서 수비훈련을 할 때 여전히 주로 1루를 보고 있다. 팀의 포지션 정리와 선수 개인의 장점 극대화를 위해 최희섭과 김상현은 1루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 재활군에서 기초체력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는 최희섭은 이르면 2월초 2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2군에서 최희섭은 본격적으로 기술훈련에 돌입한다. 최희섭은 KIA 중심타선에서 유일한 왼손 타자이며 3할 안팎의 타율과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다. 최희섭은 김상현과 나지완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2010년 집중 견제 속에서도 0.286의 타율과 21홈런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큰 키를 활용해 내야수의 악송구를 잡아내는 장점을 갖고 있다.

김상현은 지난해 이범호의 영입으로 3루에서 외야로 수비를 옮겼지만 강한 송구 능력을 바탕으로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최희섭이 지난해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1루를 보며 이미 멀티포지션 능력을 과시했다.

KIA는 최희섭과 김상현이 1루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지명타자와 1루수로 번갈아 출장하면 나지완과 신종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 내야 경험이 풍부한 김상현이 외야 수비 부담을 덜고 타격에 더 집중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백의종군을 각오한 최희섭에게도 더 긴장된 자세로 시즌을 치르며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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